서울시의회에 조선총독부 관리 휘호 새긴 정초석

1935년 부민관 건립 때 제작…서울시, 문화재 조사중 발견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발견된 조선총독부 경성부윤 다테 시오의 휘호가 새겨진 정초석. 2016.8.12ⓒ News1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등록문화재인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관리의 휘호가 새겨진 정초석(머릿돌)이 발견됐다.

서울시는 등록문화재와 사적으로 지정된 서울시내 근대건축물 3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등록문화재 11호인 현 서울시의회 본관 건물에서 조선총독부 경성부윤(현 서울시장 격) 다테 시오(伊達四雄)의 휘호가 적힌 머릿돌을 찾았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최근 한국은행 머릿돌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휘호가 발견된 것을 계기로 실시됐다.

이 머릿돌은 서울시의회 본관과 별관 사이 눈에 잘 띄지않는 곳에 있어 그동안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다.

머릿돌을 새긴 일시는 '쇼와(昭和)10년(1935년) 6월1일'이라고 적혀있다. 당시 이 건물은 일제가 지은 국내 최초 근대식 공연장인 부민관이었다. 해방 뒤 1975년까지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다 이전 후에는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쓰였다. 1991년부터는 서울시의회 의사당이 됐다.

국사편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이 휘호를 쓴 다테 시오는 1886년 일본 미에(三重)현 구마노(熊野)시 기슈(紀州)에서 태어났으며 도쿄대 법과를 졸업한 문관이다. 기슈는 태평양전쟁 때 한국인 강제징용으로 희생자를 낳았던 광산지역이기도 하다. 그는 1933~1935년 경성부윤을 지냈으며 이후 경북도지사에 임명됐다.

문화재청은 등록문화재와 사적에서 발견된 일제강점기 정초석을 현행대로 보존하되 역사적 연원과 교훈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같은 방침 등을 9월 중순 쯤 열릴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에 보고해 논의할 예정이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건축물에 남아있는 식민지시대의 근대적 환경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라며 "서울시의회 본관의 전신인 부민관은 건립 과정에 흥미로운 역사적 배경도 있어 그대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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