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톡톡] 성희롱 카톡 공개가 '2차적 가해'?

(서울대 대나무숲 캡처) ⓒ News1
(서울대 대나무숲 캡처) ⓒ News1

(서울=뉴스1) 김이현 인턴기자 = 최근 고려대에 이어 서울대에서도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성희롱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밝혀져 온라인에서 뜨거운 화제다. 이 와중에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서 카톡을 공개한 사람을 비판한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요즘 학내 카톡 개방사건 때문에 떠들썩하네요"로 시작하는 글에서 글쓴이는 "저질스러운 카톡이 양심에 의한 고백에 의해서 대중에게 공개되고 처벌이 요구되고 있다"며 "(하지만) 저는 과연 카톡 공개의 근거가 양심이 될 수 있는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톡방에 대해 "속내를 말하는 대화의 장"이라며 심도 있는 대화도 휘발성이 짙은 대화도 있을 수 있는 곳"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카톡 발언도 증거가 남지 않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휘발성 짙은 발언을 옮기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도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카톡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 누구를 위해서 공개한 것인지 궁금하다"며 "카톡 공개의 결과로 모두가 불행해졌다"고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한 사람을 비판했다.

그는 카톡 공개가 "저질스러운 남자들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한 하나의 자구책이었나? 아니면 그 남자들이 얼마나 저질인 사람들인지를 알려서 사회의 주의를 주기 위함이었나? 아니면 카톡이 휘발성 짙은 말들로 점철되는 것을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나?"라고 물으며 "(카톡을 공개한 사람들이) 오히려 휘발성 짙은 카톡들을 그대로 옮겨서 카톡의 발언 대상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2차적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절대 카톡 발언을 한 사람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아무 의미 없는 휘발성 짙은 발언들을 굳이 사회에 공개해 논란을 만드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 글에 달린 누리꾼들의 댓글 속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누리꾼들은 "이제 뭐 앞으로 공개하지 말라는 거냐?" "(저 글은) 적극적으로 은폐하자는 말과 뭐가 다르냐"는 식으로 강력하게 비판했다.

어떤 누리꾼은 "공개 안 했으면 아무도 불행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은 소라넷에서 만취한 채 성폭행했으니 아무도 불행하지 않고, 피해자 몰래 촬영했으니 불행하지 않고, 피해자가 알기 전까진 아무도 불행하지 않았다(와 다를 것 없는 말)"라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대한민국의 내부고발자에 대한 인식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문제 제기를 했더니 그 사람의 도덕성을 흠집내서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이상한 방향으로 물타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2차적 가해라는 말에 대해서도 한 누리꾼은 "이 행위가 반복됐다면 2차적 가해가 되는 것"이라며 "본인의 워딩이 정말 그 카톡 발언을 한 사람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우습다"고 말했다.

nj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