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트위터'…대선에 영향? 의견 분분
관련글 500만건 달할 것이란 주장도 나와
"박빙 선거에 영향" "그들만의 리그에 그쳐"
"몇표 영향? 중요치 않아…국기문란 사건"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이 트위터에 올리거나 리트윗(재전송)한 대선관련 글이 5만5689건에 이른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당시 트위터가 실제 대선 결과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확인된 국정원 직원들의 대선개입 트위터 글은 '빙산의 일각'일 뿐 실제 500만건에 이를 것이란 분석부터 트위터 글이 대선결과에 미친 영향은 미비했을 것이란 분석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바탕으로 국정원 직원들이 트위터에 5만5689건의 대선관련 글을 올리거나 리트윗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기업 관계자는 22일 뉴스1과 통화에서 "드러나지 않은 건 삭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터 글은 확인된 5만여건의 100배인 500만건에 달할 것이다"고 추정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월부터 특정세력이 조직적으로 트위터에 대선관련 글을 올린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조사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대선 정국이 아닌 평소에는 진보 대 보수의 트위터 양 비율이 7:3이었다. 이후 대선 정국에서는 진보 대 보수 비율이 45:55가 됐다가 대선이 끝나면 다시 7:3으로 복구됐다"며 "그 차이만큼 특정세력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문제는 그 내용이 (트위터를 벗어나)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다른 플랫폼으로 퍼지는 양상이 나타났고 그 안에서는 '트위터에서 이 같은 글이 돌더라'는 얘기가 나왔다"며 "이번 대선이 워낙 박빙이었기 때문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정원 트위터 글이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쳐 대선결과가 뒤바뀌었을 것이란 주장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대선 당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이 트위터에 많이 노출된 만큼 그 후보에 몰리는 표도 많을 것'이란 가설을 전제로 조사를 해온 또다른 SNS 분석기업은 대선 결과가 반대로 나오자 조사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포털에서 가장 조회가 많이 된 댓글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트위터 글이 많이 읽혀지는 공간에 유포된 글은 아니어서 그들만의 리그로 끝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정원 직원들이 올렸다는 글은 굉장히 저급한 내용이라 반대진영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트위터라는 공간이 설득보다 강화효과를 주는 경향이 있어 국정원의 대선관련 글에 오히려 반감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올린 글은 "문재인의 주군은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라 김정일", "문재인의 대북관은 종북을 넘어선 간첩수준" 등 문재인 후보를 일방적으로 비방하거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 대표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에 대해 증거가 드러나고 그 중 파워트위터리안들이 포함돼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실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국정원 트위터의 영향력을 떠나 "본질은 법으로 금지한 선거개입인 만큼 반드시 책임자를 규명하고 법적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통계수치상 몇표에 영향을 줬다고 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기문란을 일으킨 행위이기 때문에 몇표에 영향을 줬는가를 따지기 전에 단죄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군, 국가보훈처 공무원이 정치에 개입하고 대통령선거에 개입해서 불법활동을 했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됐든 잘못"이라며 "본질은 국정원에서 트위터를 활용해서 정치에, 대통령선거에 개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18일까지 총 5만5689회에 걸쳐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찬양하거나 야당과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반대·비방하는 트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pej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