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재생에너지 수용능력 52GW 늘린다…기존 전력망 최대 활용

막혔던 호남 재생에너지 연결 10월 재개…유연 접속·ESS 도입
허수 사업 접속권 회수·경쟁입찰 도입…재생e 우선 발전 기준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9.29 ⓒ 뉴스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김우진 기자 = 정부가 새 전력망 건설을 기다리지 않고 기존 전력망을 최대한 활용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수용능력을 송전 기준 52기가와트(GW) 확대한다. 전력망 포화로 신규 발전소 접속이 제한됐던 호남 지역도 10월부터 재생에너지 발전소 연결이 다시 허용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김성환 장관이 29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력망 혁신대책'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첨단산업이 커지고 전기를 쓰는 곳도 늘면서 재생에너지를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력망이 부족해 새 발전소를 연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걸림돌이 돼 왔다. 특히 호남은 전력망이 꽉 차 새 발전소를 2034년 이후에나 연결할 수 있었다.

이에 정부는 10월 1일 자로 호남권 변전소에 걸어둔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푼다. 새 발전소 연결을 제한하던 조치다. 충청 일부 지역도 새로 연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동해안은 동해안~신가평 초고압 직류송전(HVDC) 선로 1단계가 완공되는 2027년 상반기 중 지정을 해제한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015760)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5대 전략 9대 과제를 추진한다.

ESS 깔고 출력 조절해 기존 망 최대한 활용…'허수 사업' 접속권 회수

유연접속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 전력망이 감당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발전소를 연결해 주되, 태양광 발전량이 계통 수용 한도를 일시적으로 넘을 때만 발전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배전선로 하나에 연결할 수 있는 태양광은 14메가와트(MW)에서 16MW로, 변전소 하나는 50MW에서 60MW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호남에서만 새 망을 깔지 않고도 태양광 2.6GW를 더 연결할 수 있다.

자율접속 제도도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사업자가 연결 허가 용량보다 큰 발전소를 짓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전력망에 보내는 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사업자는 허가 용량의 2~3배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지을 수 있다.

전력망 내 ESS를 설치해 기존 망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태양광 발전이 몰리는 낮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밤에 내보내는 방식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배전망 ESS로 태양광 3GW, 변전소 ESS로 1.6GW를 추가 연결할 계획이다. 사고에 대비해 평소 비워두던 송전선 용량도 비상용 ESS를 설치해 실제 전기를 보내는 데 쓴다.

접속권만 먼저 따놓고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허수 사업도 정리한다. 정부는 그간 점검을 통해 약 9GW 규모의 전력망 접속권을 회수했다. 앞으로는 장기 지연 사업도 접속 시기를 조정해 실제 가동 시점으로 미룬다. 정부는 해상풍력 등 지연 사업을 조정하면 호남에서만 2030년까지 접속권 10GW 이상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든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가정해 전력망을 나눠주던 방식도 바꾼다. 2031년 이후 들어오는 물량부터는 실제 사업 진행 비율(67.2%)을 반영해 접속권을 더 나눠준다.

전력망 혁신대책(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재생에너지 먼저 돌리는 기준으로…2030년 수용량 송전 52GW↑

연결 심사 기준도 전면 개편한다. 지금까지는 새 발전소 연결을 검토할 때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 발전소보다 나중에 가동된다고 가정했다. 앞으로는 실제 운영 방식대로 재생에너지가 먼저 발전하는 것으로 기준을 바꾼다. 이 경우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가 몰린 영남·강원권 등 전국에서 2030년 기준 재생에너지 20GW를 더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착순이던 접속권 배분 방식도 바뀐다. 2027년 1월부터는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 개편에 따라 모든 재생에너지 사업이 원칙적으로 경쟁입찰로 시장에 들어온다. 접속권도 입찰에서 낙찰된 사업에 준다.

비용 부담 방식도 손본다. 지금은 공용 배전망을 보강해야 하면 처음 연결한 사업자가 비용을 모두 내고, 뒤이어 연결한 사업자는 무료로 써 왔다. 앞으로는 한국전력공사가 보강 비용을 먼저 투자하고, 이후 이용하는 사업자들이 설비 규모에 따라 나눠 내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2030년 재생에너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량이 송전 기준 119GW에서 171GW로 52GW, 배전 기준 84GW에서 110GW로 26GW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호남은 송전 기준 37GW에서 64GW로, 배전 기준 18GW에서 30GW로 늘어난다.

새로 확보한 여유 용량은 이미 연결을 기다리고 있는 사업자에게 먼저 배분한다. 10월 1일부터 대기 사업자의 조기 연결 신청을 받는다. 신규 사업은 2027년 1월부터 바뀐 제도에 따라 연결을 지원한다. 변전소별 여유 용량과 신청 방법 등은 한전온(online.kep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성환 장관은 "이번 대책은 새로 전력망을 건설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전력망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것"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1년 만에 지난 2024년 9월부터 막힌 재생에너지 계통 제약을 해제하고, 호남의 재생에너지 신규 접속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woojink3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