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내년 예산 25.7조 '역대 최대'…메가 전력·용수에 1.9조

[2027 예산안] 에너지 전환 5.4조…재생E 금융 1.5조 전폭지원
한전 5000억 신규출자·녹조 5986억…가습기살균제 배상 2447억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6.29 ⓒ 뉴스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18% 넘게 늘어난 25조 70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용수 인프라에 약 1조 9000억 원을 투입하고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 에너지 전환 분야에도 예산을 집중한다.

기후부는 2027년 예산·기금 총지출을 올해 21조 7582억 원보다 3조 9737억 원(18.3%) 늘어난 25조 7319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가 별도로 추계한 분야별 예산을 보면 '에너지 대전환' 분야는 올해 2조 5683억 원에서 내년 5조 4449억 원으로 2조 8766억 원 증가한다. 녹색전환 분야는 6조 5001억 원에서 7조 4358억 원, 기후재난 대응은 8조 2152억 원에서 8조 2846억 원, 순환경제·환경투자는 2조 1977억 원에서 2조 3237억 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안세창 기후부 기획조정실장은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고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히트펌프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메가 전력 1.5조·용수 3800억…비수도권 변전소부터 동복댐 증축까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메가프로젝트의 전력·용수 공급에는 1조 9351억 원이 투입된다. 전력 분야가 1조 5489억 원, 용수 분야가 3862억 원이다.

전력망에서는 기존 송전선로의 활용도를 높이는 송전단 에너지저장장치(ESS)에 5724억원을 편성했다. 비수도권에 전력 인프라를 먼저 깔아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수요유치형 변전소' 구축에도 658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첨단산업과 AI 경쟁으로 신속한 전력공급 필요성이 커진 만큼 상대적으로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비수도권에 변전소를 선제적으로 구축한다는 개념이다.

전기품질 안정화 설비에는 360억원,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에는 196억원을 배정했다.

광주 군공항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한전에는 5000억원을 신규 현금 출자한다. 기후부는 2021년 이후 한전의 누적 적자가 약 35조원에 달하고 이에 따른 이자 비용이 연간 약 1조원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을 투입해 이자 부담과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취약계층과 학교 등에 적용해 온 전기요금 복지·특례 할인 비용 3500억원도 처음 정부 재정에서 지원한다.

용수 분야에서는 호남권 반도체 산단에 1196억 원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동복댐 증축에 670억 원, 신규 용수공급 관로와 동복댐 비상도수로·나주댐 농업용수 대체공급 등에 약 523억 원, 하수 재이용시설 설계에 3억 원을 편성했다. 전체 호남권 용수공급 사업비는 약 3조 6654억 원으로 추산되며 내년에는 타당성 조사와 설계, 초기 공사비를 우선 반영한다.

충청권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용수공급에는 81억 원, 한국수자원공사 출자에는 2500억 원을 편성했다.

전기차 예산 2.1조, 전년比 32.8%↑…43만대 보급목표·이륜차 2만대 지원

재생에너지 금융지원은 올해 6480억 원에서 내년 1조 5108억 원으로 133.1% 늘어난다. 공장 지붕 태양광 융자는 1229억 원에서 5440억 원으로 약 4.4배 확대된다.

재생에너지 보급지원 예산도 2143억 원에서 2967억 원으로 늘린다. 가정형 태양광은 추경 기준 375억 원에서 750억 원으로 확대해 지원 대상을 10만 가구에서 20만 가구로 늘린다. 햇빛소득마을과 ESS를 연계하는 이른바 '커뮤니티솔라'는 984억 원에서 2347억 원으로 증액한다.

전기차 보급 예산은 1조 6114억 원에서 역대 최대인 2조 1403억 원으로 32.8% 늘어난다. 보조금 지원 물량은 올해 약 30만대에서 내년 약 43만대로 확대한다. 예산 편성 기준 평균 보조금은 승용차가 대당 300만원, 일반 승합차가 7000만원으로 올해 수준을 유지하고 화물차는 10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낮춘다. 지원 물량은 승용차 26만대에서 36만 8160대, 화물차 3만 5837대에서 6만 1000대, 일반 승합차 3500대에서 4500대로 늘어난다. 전기이륜차는 2만대 수준을 유지한다.

히트펌프 등 열에너지 전기화 예산은 157억원에서 859억원으로 5배 이상 늘려 단독주택 중심 사업을 공동주택 실증까지 확대한다.

재생에너지 기술개발에는 2058억원을 투입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제조 관련 예산은 188억원에서 235억원으로 늘린다. 다만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 원전 건설 여부와 구체적인 에너지믹스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신규 원전 관련 별도 예산은 내년도 정부안에 반영하지 않았다. 발전5사 통합·개편을 위한 별도 예산도 편성되지 않았다.

녹조 5986억·침수예방 815억…가습기살균제 배상도 확대

기후재난 대응에서는 강남역·광화문 대심도 빗물 터널과 도림천 지하 방수로에 올해 221억원에서 내년 815억원을 투입한다. 2029년 홍수기 전 주요 공사를 끝내는 것이 목표다.

가뭄 지역에 옮겨 설치할 수 있는 이동식 해수담수화시설 2기를 새로 도입하는 데 30억원을 투입하고, 지하수저류댐 등 지하수자원 확보에는 249억 원, 취·양수시설 개선에는 788억 원을 편성했다.

경남 양산시 물금읍 황산공원 인근 낙동강에서 레저객이 수상레저활동을 하고 있다. 2026.8.6 ⓒ 뉴스1 윤일지 기자

녹조 등 수질 개선 투자는 올해보다 74.7% 늘어난 5986억원이다. 낙동강·대청호·소양호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주도 녹조집중관리 사업에 1048억 원을 신규 투입하고 상수원 조류경보제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 대상도 5곳에서 28곳으로 확대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가 손해배상 체계로 전환됨에 따라 정부 출연금은 올해 100억원에서 내년 2447억원으로 늘어난다. 폐가전에서 희토류를 회수하기 위한 해체·전처리 장비 지원 80억원, 사육곰 임시보호·해외이송 35억원, 월악산 사육곰 보호·자연학습장 조성 90억원 등도 새로 편성했다.

2.7조 지출 구조조정…2일 국회 제출

기후부는 예산 확대와 함께 약 2조7000억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햇빛소득마을 직접 융자를 이차보전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융자예산 약 1000억원을 줄였고,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노후 경유차 5등급 지원과 대기사업장 사물인터넷(IoT) 설치 지원 등도 감액했다. 절감한 재원은 에너지·기후 및 환경 분야 신규·증액 사업 등에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예산안은 2일 국회에 제출되며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 오는 12월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