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열대야 9.7일, 평년 3.5배 '역대 최다'…기온은 1994년·작년보다 ↓

기상청, 7월 기후특성 발표…전국 평균기온 역대 3위
강수량은 평년의 72% 그쳐…부울경 22%'역대 최저'

한낮 최고기온 38도 안팎으로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8.4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달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가 관측 이래 가장 많았던 반면, 부산·울산·경남의 강수량은 평년의 21.9%에 그쳤다.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에 강하고 많은 비를 뿌리는 동안 남부지방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폭염과 가뭄을 겪으면서 기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5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6년 7월 기후 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6.8도로 평년보다 2.2도 높았다. 1973년 이후 1994년 27.7도, 지난해 27.1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평균 최고기온은 31.1도로 평년보다 2.2도 높아 역대 5위에 올랐다. 평균 최저기온은 23.4도로 평년보다 2.2도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도 0.4도 높았다.

7월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9.7일로 평년 2.8일의 3.5배에 달했다. 종전 최다였던 2024년 8.8일을 넘어 역대 가장 많았다. 최근 3년인 2024~2026년이 모두 7월 열대야 일수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기상청은 고온다습한 공기가 남서풍을 따라 유입되면서 밤사이 복사냉각을 약화해 낮에 오른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1973~2025년 7월 전국 열대야 일수는 10년마다 0.54일씩 증가했다. 1973~2010년 평균 2.2일에서 2011~2025년 4.2일로 약 2배 늘었다.

지역별 열대야 일수는 여수 22일, 포항 21일, 목포·광주·창원 20일, 대구 19일, 전주·완도·거제 18일 등이었다. 제주 25일, 서귀포 24일, 고산 21일, 성산 16일로 제주 지역에서도 열대야가 길게 이어졌다.

충주 9일, 보령 15일, 전주·완도 18일, 여수 22일, 구미 12일, 밀양 15일, 거제 18일 등 17개 지점에서는 관측 이래 가장 많은 7월 열대야일수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8.9일로 평년 4.1일보다 4.8일 많아 역대 5위였다. 중부지방에는 비가 자주 내려 상대적으로 적었던 반면 경상권에서는 한 달의 절반 이상 폭염이 나타났다.

대구의 폭염일수가 22일로 가장 많았고 구미 21일, 밀양·의성·영천 20일, 포항·합천 18일, 전주 17일, 안동·금산·정읍 16일 등이었다. 서울은 2일, 인천 1일이었고 목포와 대관령·태백·제천에서는 폭염일수가 없었다.

기온은 10~17일과 하순에 크게 올랐다. 10~17일에는 제9호 태풍 '바비'가 중국 상하이 부근으로 북상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한국 북쪽으로 확장했고, 상층의 티베트고기압도 한국 상공까지 뻗었다. 맑은 날씨와 강한 햇볕이 이어지면서 11~1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이상고온이 나타났다.

하순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한국 남동쪽부터 확장하면서 경상권의 기온이 빠르게 상승했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된 가운데 강한 햇볕과 지형효과가 더해졌다.

중층 고기압성 순환의 중심이 한국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하층의 서풍 계열 바람이 평년보다 강해졌고, 지형효과로 기온이 더 오르고 건조해졌다. 고온 건조한 티베트고기압도 경남의 기온 상승에 영향을 줬다.

경남의 일 최고기온은 28~31일 나흘 연속 해당 날짜 기준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양산은 29일과 30일 각각 40.3도에 이어 31일 41.4도까지 올랐다. 김해는 39.8도, 의령 39.7도, 북창원 39.4도, 창원과 진주 39.0도를 기록했다.

월평균기온도 양산 29.0도, 북창원 28.9도, 의령 28.2도로 각 지점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양산의 평균 최고기온은 34.1도, 경주는 34.6도, 의령은 33.3도로 역대 최고였다.

전국 강수량은 220.0㎜로 평년 296.5㎜의 72.3% 수준이었다. 지난해보다 29.0㎜ 적었고 강수일수는 13.0일로 평년보다 1.8일 적었다.

서울·인천·경기는 353.8㎜로 평년의 94.1%, 강원 영서는 351.2㎜로 93.8%였다. 충북은 328.2㎜로 평년의 109.0%, 대전·세종·충남은 338.1㎜로 118.9%를 기록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의 강수량은 68.0㎜로 평년 304.7㎜의 21.9%에 불과해 역대 가장 적었다. 대구·경북은 평년의 70.3%, 전북 66.1%, 광주·전남 56.8%, 제주는 50.0%에 머물렀다.

지점별로는 울산의 7월 강수량이 28.0㎜로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김해 50.9㎜, 북창원 59.1㎜, 양산 40.7㎜, 의령 43.5㎜, 경주 26.6㎜도 각 지점의 7월 최소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주로 중부지방에 영향을 주면서 남북으로 좁은 띠 형태의 비구름대가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7월 초 태풍 '바비'가 상하이 부근으로 북상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가 빠르게 북쪽으로 확장해 정체전선이 중부지방과 북한 부근에 곧바로 자리 잡았다.

15일 무렵부터는 캄차카반도 부근의 기압능이 강하게 발달해 한국 북쪽의 찬 상층 기압골이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정체전선은 주로 중부지방에 비를 내렸고, 경남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이면서 맑고 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지난달 전국 기상가뭄 발생일수는 8.3일이었다. 부산·울산·경남은 20.7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대구·경북 13.4일, 전북 7.7일, 서울·인천·경기 6.8일 순이었다. 하순에는 부산과 김해, 울산 울주군 일부에서 심한 가뭄이 나타났다.

2월부터 7월까지 최근 6개월 전국 누적강수량은 평년의 83.2%였다. 부산·울산·경남은 63.2%로 가장 적었고 대전·세종·충남은 100.2%였다.

지난달 한국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4.3도였다. 서해는 23.4도, 남해 25.7도, 동해 23.7도로 최근 10년 가운데 각각 4위, 3위, 5위였다.

하순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해와 남해를 중심으로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했다. 하순 평균은 서해 25.6도, 남해 27.6도로 최근 10년 중 모두 세 번째로 높았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