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미 맹그로브, 新탄소흡수원 될까…황근숲 보전 본격화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제주 연안에 자생하는 황근을 활용해 세미맹그로브숲을 보전하려는 민관 협력이 본격화한다. 기후변화로 해양생물의 출현 환경이 달라지는 가운데, 연안 생태계를 보전하고 탄소를 흡수하는 자연기반해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세계 맹그로브 생태계 보전의 날'인 26일을 앞두고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제주특별자치도,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와 제주 세미맹그로브숲 보전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고 23일 밝혔다.
세미맹그로브는 열대·아열대 연안에 분포하는 맹그로브와 유사한 생태적 기능을 수행하는 식생이다. 제주에는 국내 대표 자생 세미맹그로브 수종인 황근이 분포한다.
WWF등은 21일 제주 성산읍에서 열린 '제주도 연안생태계 보전 행사'에 참여해 황근의 생태적 가치와 보전 필요성, 향후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식산봉 일대를 걸으며 황근 자생지와 주변 연안 생태계도 확인했다.
맹그로브는 연안 토양과 식생에 탄소를 저장하는 대표적인 블루카본 생태계다. 같은 면적의 열대우림보다 3~5배 많은 탄소를 저장할 수 있으며, 해안 침식을 완화하고 다양한 해양생물에 먹이와 서식지를 제공한다.
황근이 자라는 세미맹그로브숲 역시 맹그로브와 유사한 생태 기능을 수행하며 연안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WWF와 관계 기관들은 황근의 생태적 기능을 과학적으로 검토하고 제주 연안에 적합한 보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WWF는 그동안 제주 해안 정화와 바다거북 모니터링을 진행했으며, 앞으로 세미맹그로브숲 보전을 연계해 연안 생태계의 회복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도 국내 환경단체가 맹그로브 복원과 지역사회 관리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재단은 인도네시아환경포럼과 함께 자카르타 북부 파리섬의 훼손된 해안 약 0.7㏊에 맹그로브 7000그루를 심었다고 이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맹그로브의 약 19%를 보유하고 있지만 관광 개발과 연안 매립 등으로 지난 40여년간 100만㏊ 이상을 잃었다.
파리섬에서도 관광 개발 과정에서 맹그로브가 줄면서 해안 침식과 생태계 훼손이 이어졌다.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많은 지역 특성상 연안 생태계 변화가 주민 생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환경재단은 4월부터 6월까지 현지 주민과 청년을 대상으로 맹그로브 식재와 생육 관리, 정기 모니터링 교육을 진행했다. 염도와 조석 조건을 조사해 적합한 수종을 선정하고, 초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1m 간격으로 식재했다.
6월부터는 주민 모니터링단이 QR코드 기반 시스템을 활용해 맹그로브 생육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주민이 단순 식재 참여자를 넘어 복원지를 직접 관리하도록 운영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제주 사업은 황근 자생지를 보전하고 세미맹그로브의 생태적 기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인도네시아 사업은 훼손된 해안을 직접 복원하고 주민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두 사업이 자연기반해법으로 자리 잡으려면 식재 면적과 그루 수뿐 아니라 생존율과 탄소 저장량, 연안 침식 완화, 생물 서식지 회복 효과를 장기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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