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로 위장한 폐자원 수출 막는다…비철금속도 신고 의무화

구리스크랩 중국 밀수출 적발…순환자원 수입 문턱은 낮춰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2026.7.10 ⓒ 뉴스1 안은나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고철과 비철금속을 수출할 때 신고 의무가 생긴다. 구리스크랩이나 전자폐기물 같은 유용 폐자원이 고철로 위장돼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국내에서 다시 쓸 수 있는 순환자원은 수입 절차를 줄이는 방향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내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와 유용 폐자원의 국내 순환이용 촉진을 위해 폐기물 수출입 관리 고시 2건의 개정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개정 대상은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 폐기물의 품목 고시'와 '국내 폐기물 재활용 촉진을 위해 수입이 제한되는 폐기물 품목 고시'다.

정부는 우선 고철과 비철금속을 수출 신고 대상으로 전환한다. 고철과 비철금속은 사업장폐기물배출자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2008년 폐기물 수출입 신고제도 도입 이후 수출과 수입 모두 신고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이 과정에서 구리스크랩과 전자폐기물 등 유용 폐자원을 '고철'로 위장해 해외로 반출하는 사례가 제기돼 왔다. 지난해 8월에는 구리스크랩을 고철로 속여 중국으로 밀수출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앞으로 고철·비철금속을 수출하려면 폐기물 분석과 수출계약서 제출 등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후부는 이를 통해 유용 폐자원의 국외 이동 현황을 파악하고 위장수출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대로 국내 순환경제에 필요한 순환자원 수입 절차는 완화한다.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에 따라 지정·고시된 순환자원을 수입할 때는 폐기물 수출입 신고 대상에서 제외한다. 폐식용유와 폐아이씨트레이 등이 새로 신고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폐지류와 폐유리류는 제외된다. 두 품목은 재활용시장 동향 조사 대상이어서 국내 재활용시장 안정을 위해 현행 수입 신고를 유지한다.

기후부는 신고 면제로 폐기물 분석비 등 비용과 행정 부담이 줄어 관련 업계가 유용 폐자원을 더 빨리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제한 폐기물 품목도 일부 조정한다. 정부는 국내 재활용시장 보호를 위해 폐섬유 등의 수입을 제한해 왔지만, 재생 폴리에스테르 섬유 수요가 늘고 국내 화섬업체 생산시설 해외 이전으로 원료 확보가 어려워진 점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폐섬유 중 '폴리에스터 소재 폐합성섬유'는 예외적으로 수입금지 품목에서 제외된다. 품질·성능 분석 등 시험·연구 목적으로 수입금지 품목을 들여오는 경우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이번 개정은 폐기물 수출입 규제를 일괄적으로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방식이 아니다. 국내에서 다시 쓸 가치가 큰 고철·비철금속의 국외 반출은 들여다보고, 산업 원료로 필요한 순환자원의 수입 절차는 낮추는 선별 조정에 가깝다.

개정안은 16일부터 8월 5일까지 행정예고된다. 기후부는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규제 영향분석,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