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강원 영서 빼고 21세기 말 전국 아열대…적응전략 필요"
강릉·울진까지 아열대권…기온 상승속도 최근 10년 3배↑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강원 영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21세기 후반 아열대 기후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아열대화' 자체보다 시나리오 해석과 사회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6일 기상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 특성 현황 및 미래 전망'에 따르면 최근 10년(2016~2025년) 기준 국내 아열대 기후 조건을 충족한 지점은 17곳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와 2000년대 각각 14곳이었던 아열대 지역은 2010년대 15곳으로 늘어난 데 이어 최근에는 강릉과 울진까지 포함됐다.
기상청은 트레와다(Trewartha) 기후구분 기준을 적용해 분석했다. 최한월 평균기온이 18도 이하이면서 월평균기온 10도 이상인 달이 연간 8개월 이상이면 아열대 기후로 분류한다.
국내 연평균기온 상승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53년(1973~2025년) 연평균기온은 10년당 0.30도 상승했지만, 최근 10년 상승률은 10년당 1.10도로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13.7도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으며, 2024년과 2025년, 2023년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 1~3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081~2100년 강원 영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 특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배출량을 줄이는 시나리오에서도 남해안과 동해안, 내륙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열대 기후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 자체보다 이에 대한 적응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자호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고탄소 시나리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결과인 만큼 현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미래로 단정해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며 "중간 수준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미래를 진단하되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앞으로는 단순히 봄·여름·가을·겨울을 3개월씩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기후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계절 구분 체계를 고민할 시점"이라며 "기온 상승으로 식물의 활동 기간이 길어지면 생물기원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배출이 늘어 오존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재호 부경대 명예교수는 "기후변화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적응"이라며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하면 기후변화는 곧 기후위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 동해안 참다랑어 풍어에도 유통체계와 제도 준비 부족으로 어획물을 폐기한 사례처럼 앞으로는 생활과 산업 전반에서 지역별 기후정보를 활용한 사전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c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