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탄소 사업' 공방…시민단체 "인권 외면" vs 기후센터 "정치적 해석"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국내 대기업 등이 참여한 미얀마 쿡스토브 탄소배출권 사업을 둘러싸고 시민사회와 사업 주관기관인 기후변화센터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해당 사업이 군사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인권침해 구조를 외면한 채 탄소배출권을 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반면, 기후변화센터는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기후협력 사업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1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기후단체 플랜 1.5와 미얀마정책연구소 등은 최근 발간한 '탄소배출권 논란'(Carbon Credits Under Fire)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 내 사업이 군부 통제 아래 있는 천연자원환경보전부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업이 진행된 지역에서 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의 민간인 탄압이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탄소배출권이 한국 기업의 감축 실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장 접근 제한으로 인해 배출권 검증의 신뢰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와 치안 문제를 이유로 사업지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 데이터는 독립적인 검증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여성 지원 사업으로 홍보되는 것과 달리 군부 통치 아래에서 여성 대상 폭력이 증가한 상황과도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기후변화센터는 해당 사업이 군사 쿠데타 이전인 2018년 시작된 국제 온실가스 감축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승인과 수혜 가구 선정 역시 민주정부 시절 이뤄졌으며 특정 정치세력을 지원하거나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기후변화센터는 쿠데타 이후에도 사업이 이어진 것은 국제 탄소시장 제도가 요구하는 행정절차를 이행한 결과일 뿐 군사정권 지지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업 대상 마을은 안전 상황을 검토해 선정했고 위험 지역은 제외하거나 조정했다고 밝혔다.
검증 부실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센터는 현장 모니터링과 데이터 수집이 지속해서 이뤄졌으며, 제3자 검증기관이 온라인 인터뷰와 표본조사 등을 활용한 국제 규정상 대체 검증 절차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감축량 과다 산정 의혹 역시 공식 검증 절차를 거친 결과와 외부 연구진의 추정 결과를 단순 비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기후변화센터는 사업 수익이 군부로 유입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관련 재원은 사업 운영과 현지 활동, 검증 비용 등에 사용됐으며 군부나 군 관련 조직에 지원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쟁점은 사업 자체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보다도 분쟁·인권 위기 지역에서 국제 탄소시장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적절한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확보된 탄소배출권의 환경적·사회적 정당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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