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 붕어 폐사 "농약 검출 안 됐다"…저층 빈산소·산란기 겹친 탓

수층 황화수소 미검출…퇴적층 미량 확인 "스트레스 요인"
"축산분뇨·농약" 장관 발언 논란엔 "일반론…직접 원인 아냐"

저수지 상류 수초 사사이에 떠오른 붕어들이 썩어가고 있다. 하얀색으로 점점이 보이는 게 모두 죽은 붕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DB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4월 강원 소양호 상류에서 발생한 붕어류 집단 폐사는 특정 농약이나 독성물질 때문이 아니라 저층 산소부족과 산란기 면역력 저하, 세균 감염 등이 겹친 결과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소양호 상류의 유기물 배출원 관리를 강화하고, 저층 산소부족을 상시 감시하는 체계를 보완하기로 했다.

기후부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립환경과학원의 소양호 붕어류 폐사 정밀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폐사로 소양호 상류 인근 49개 어가가 조업을 중단한 바 있다.

조사 결과 폐사는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여러 환경 스트레스가 겹치며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호소 저층에 쌓인 유기물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산소가 소모됐고, 일부 지점에서는 용존산소 농도가 2.0㎎/L 이하인 빈산소 현상이 확인됐다.

올해 봄 높은 수위와 높은 기온, 적은 강수량도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표층과 저층이 잘 섞이지 않는 성층현상이 심해지면서 저층 산소부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보통 6월 중순 이후 강화되는 성층현상이 올해는 4월에 이례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봤다.

여기에 4월 산란기를 맞은 성체 떡붕어의 면역력이 떨어졌고, 자연 담수에 흔히 존재하는 에로모나스균 감염이 더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폐사체 대부분이 바닥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성체였다는 점도 저층 빈산소와 산란기 스트레스가 겹쳤다는 분석의 근거로 제시됐다.

황화수소는 물속 수층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바닥 퇴적물 사이 공극수에서는 0.003~0.022㎎/L가 미량 확인됐다. 기후부는 붕어류가 저층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황화수소도 스트레스를 더한 요인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5월 15~18일 조사계획을 수립한 뒤 20일 사전조사를 했고, 21일 협의체 실무회의를 거쳐 21~29일 정밀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지점은 어민과 전문가 협의를 거쳐 폐사체가 주로 발견된 5곳으로 정했다.

중금속과 농약 등 독성물질은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 이내였다. 건강보호기준 20개 등 총 40개 항목에서도 특이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먹는물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수질 기준 초과도 없었다.

앞서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소양호 붕어 폐사 원인을 설명하며 "돼지·소 분변과 농약 친 물"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김은경 기후부 물환경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장관은) 일반적인 얘기를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상 농약 등 외부 독성물질이 직접 폐사 원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다만 상류 유역에서 흘러드는 유기물과 영양염류 관리는 강화된다. 김 정책관은 "소양강 상류 유역에 인을 배출하는 주요 원인은 토지계가 가장 많다"며 "고랭지밭과 대지, 임야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수처리구역이나 생활하수, 축산분뇨 같은 부분도 있기 때문에 총괄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소양호 상류 고랭지밭을 대상으로 작물전환과 계단식 밭 조성 등 경작구조 개선을 추진한다. 고랭지밭과 댐 상류 농경지에는 완효성 비료와 지표피복 등 주민참여형 최적관리기법도 보급한다. 농가에서 소규모로 처리하던 가축분뇨는 공공에서 대규모로 관리하는 방식도 지원한다.

생활하수 관리도 대책에 포함됐다. 공공처리시설로 유입되지 않는 개인하수 관리를 강화하고 공공처리시설 설치를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소양호 상류 38대교 인근에서는 유기물 농도가 높게 확인됐다. 기후부는 이 일대를 중심으로 정밀조사를 거쳐 고농도 유기물이 드러난 육상 퇴적물 지점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기로 했다. 전면 준설보다는 폐사 발생 지역 주변의 고농도 유기물 지점을 골라 처리하는 방식이다.

기존 수질 감시 체계의 한계도 브리핑에서 언급됐다. 김 정책관은 기존 호소 수질조사에 대해 "삼점법이라고 해서 수심에 대해 세 군데를 측정한다"며 "저층 빈산소는 조금 더 깊은 저층의 측정이 필요한 측면이 있고, 갑자기 생겼다가 유량 상태 때문에 없어지기도 해 연속 측정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소양호에 저층 산소 농도를 연속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형 호소 가운데 하천과 호수가 만나는 지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다른 지역으로 점검을 확대할 여지가 있는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어민 지원 대책도 함께 추진된다. 인제군은 어구·어망 등 어업용 자재 반값 지원과 생태계 교란 어종 수매 등 기존 어가 지원 사업을 확대한다. 소양호 수면관리자인 한국수자원공사는 붕어류 산란지 조성 등 어업 재개를 위한 기반시설을 지원한다.

김 정책관은 어민 지원과 관련해 "핵심은 주민분들의 손실된 소득을 보전하는 것과 하루빨리 어업을 재개하는 것"이라며 "인제군과 수공이 함께 소득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고, 산란지 조성이나 치어 방류 등을 통해 어업 재개를 빨리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고 대응체계도 보완한다. 기후부는 어류 폐사 발생 때 현장 의견을 반영해 원인을 신속히 조사할 수 있도록 대응 매뉴얼을 개선하고, 용존산소와 산화환원전위 등 저층 산소부족을 예측할 수 있는 항목을 사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38대교 상류 등 폐사 우심지역에는 물순환장치를 상시 가동해 수계를 강제로 섞고 저층 빈산소 발생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후부는 관계기관과 전문가, 지역 어민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조사 결과와 대책을 지역사회와 논의했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손실 소득 보전과 조속한 어업 재개 지원에 초점을 맞춰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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