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낸 적 없는 폭염·장마정보 유튜브에?…기상청장 "가짜뉴스 철퇴"
법적 제재 검토…"그간 벌금·과태료 시행한 적 없어"
"강수 유무보다 강도 중요"…기상청, 예보 정확도 기준 고도화 추진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상청이 온라인에서 퍼지는 날씨 가짜뉴스에 대해 법적 제재 절차를 검토한다. 현행법상 기상예보업 등록을 한 사람만 예보할 수 있고 위반 시 벌금·과태료 규정이 있지만, 그동안 실제 제재는 이뤄지지 않았다. 기상청은 관련 지침과 법리 검토, 위원회 구성을 통해 단속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28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청사에서 열린 이재명정부(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법에 따라 기상예보는 기상예보업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다"며 "벌금, 과태료 규정도 있지만 그동안 한 번도 시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관련 지침을 만들고 법리 검토를 거쳐 위원회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날씨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허위·과장 예보에 대한 대응 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예보 신뢰도 개선을 향후 중점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현재 한국의 강수 유무 정확도는 90% 정도로 전 세계와 비교해도 낮지 않다"며 "기후변화 시대에서 중요한 건 강수의 강도에 대한 정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예보 정확도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제 숙제"라고 했다.
기상청은 강수 여부뿐 아니라 비의 세기까지 반영하는 평가 체계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 예보 평가가 비가 오는지, 오지 않는지에 치우쳐 있으면 시간당 100㎜ 안팎의 극한 호우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 청장은 비 예보와 관련해 "기후변화를 고려해 이전과 비교하면 과도하게 강수량을 예상해보자고 한다"며 "불확실성이 큰 기후변화 시대에는 그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정부 출범 1년 성과로 폭염·호우·지진 대응 체계 개편도 제시했다. 폭염특보 체계는 18년 만에 바뀐다. 기상청은 6월 1일부터 폭염중대경보와 열대야주의보를 신설한다.
폭염중대경보는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기온 39도 이상이 하루 이상 예상될 때 내려진다.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지역도 누적 피로도 조건에 따라 대상이 된다.
열대야주의보는 폭염주의보 이상 지역 중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하루 이상 예상될 때 발효된다. 대도시와 해안, 도서는 26도, 제주도는 27도를 기준으로 한다. 낮 더위뿐 아니라 밤 더위도 별도 특보 체계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육상 8개 기상특보가 적용되는 특보구역도 183개에서 235개로 세분화된다. 대상 특보는 호우·대설·태풍·강풍·건조·한파·폭염·폭풍해일이다. 기상청은 기상과 지형, 지방정부 수요를 고려해 특보구역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호우 긴급재난문자 체계도 확대됐다. 지난해 일부 지역에만 발송됐던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전국으로 넓어졌다. 올해 5월 15일부터는 시간당 100㎜ 수준의 재난성호우에 대한 긴급재난문자도 추가 발송하도록 했다.
기존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1시간 누적 강우량 72㎜ 이상이거나, 1시간 50㎜ 이상이면서 3시간 90㎜ 이상일 때 발송됐다. 재난성호우 긴급재난문자는 1시간 100㎜ 이상이거나, 1시간 85㎜ 이상이면서 15분 25㎜ 이상일 때 읍면동 단위로 발송된다.
지진 대응은 더 빠른 경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상청은 지진 긴급재난문자 송출 기준을 예상진도 Ⅱ 이상에서 Ⅲ 이상으로 높였다. 대신 지진현장경보를 도입해 지진 최초 관측 뒤 5~10초 걸리던 문자 발송을 3~5초 이내로 줄이도록 했다. 진앙 40㎞ 안에서 예상진도 Ⅵ 이상일 때 현장경보가 적용된다.
AI 기반 예측 기술도 강화됐다. 기상청은 AI 기반 레이더 초단기 강수예측모델 해상도를 8㎞에서 1㎞로 세밀화했다. 기상레이더와 강우레이더는 통합 운영에 들어갔다. 차세대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5호는 기본설계를 마쳤고, 제주공항에는 통합 급변풍 서비스가 제공됐다.
가뭄 정보도 더 촘촘해졌다. 기상가뭄지수는 시군 단위에서 읍면동 단위로 상세화됐다. 기존에는 최근 6개월 누적강수량을 반영한 표준강수지수(SPI6)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3개월 표준강수지수(SPI3)와 돌발가뭄 정보까지 포함한 통합 기상가뭄정보로 확대됐다.
기후위기 감시·예측 정보도 늘었다. 기후변화 상황지도에서 제공하는 기후변화 예측정보는 기존 51종에서 73종으로 확대됐다. 새로 추가된 정보에는 일사량, 이슬점, 재배적지, 산불기상지수 등이 포함됐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기상서비스 플랫폼이 새로 시작됐다. 기상청은 위성자료와 AI를 결합해 일사량 자원지도를 개발했다. AI, 수치모델, 관측자료를 융합한 최근 1년간 재현바람장도 1㎞ 간격으로 제공했다. 최근 5년간 재현바람장은 7월 서비스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기상서비스 플랫폼은 2월 개시됐다. 에너지기상 요약정보는 6월, 일사량·바람 예측자료는 9월 제공될 예정이다. 태양광·풍력발전 실증단지 기상관측은 전남권에서 강원·경상 지역으로 확대됐다. 자동기상관측소(AWS) 4개소와 라이다 7개소도 현업 운영에 들어갔다.
수치예보 체계에서는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 단독 운영이 핵심 성과로 제시됐다. 기상청은 2020년 4월 한국형 수치모델 개발 뒤 6년간 영국 통합모델(UM)과 병행 운영했다. 올해 4월부터는 해상도 8㎞의 한국형 수치모델을 단독 현업 운영하고 있다.
이 청장은 KIM 활용과 관련해 "KIM을 다른 곳에서 활용하기 쉽게 모델 경량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당장 해외 수출보다는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ODA를 통해 아시아 내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AI 기반 예측 체계도 준비 중이다. 기상청은 지난해 12월 한국형 AI 기상·기후 파운데이션 모델의 기본 구조를 설계했다. 올해 4월에는 첨단 그래픽 처리장치(GPU) 208장을 확보했다. 이 중 128장은 AI 기상·기후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80장은 AI-변분법 기반 생성형 수치예보 자료동화 기술 개발에 쓰인다.
법과 조직도 정비됐다. 기상법 개정으로 한국수치모델개발원 설립 근거와 기상기후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구축·운영 근거가 마련됐다. 기후변화감시예측법 개정으로 기후위기 감시·예측 정보 활용 촉진, 기후변화 상황지도 작성, 근미래전망 생산 근거도 마련됐다.
예보총괄관리관과 재해기상대응과도 신설됐다. 여름철 홍수지원·대응은 예보국으로 일원화됐다. 중장기 기후예측 관련 가뭄정보 생산체계는 기후예측과로 이관됐다. 기상청은 예보·홍수·가뭄 대응 체계를 구조적으로 보강했다는 입장이다.
이 청장은 대국민 소통을 확대한 점도 강조했다. 전문가·학계·언론에 한정해 공개해오던 예보 정례브리핑을 대국민 공개로 전환됐다. 날씨상담소 '예보세요'는 4월부터 매월 운영되고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엑스(X) 등을 통한 디지털 정책소통은 전년 같은 기간 1775건에서 2597건으로 1.5배 늘었다.
이 청장은 "지난 1년간 갈수록 복잡해지고 심화되는 기후재난의 양상에서도 국민의 기본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상청이 되려고 노력해 왔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상기후 강국 실현을 목표로 앞으로도 국민 맞춤형 기상기후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주요 개편 상당수는 시행 초기 단계다. 폭염중대경보와 열대야주의보, 특보구역 세분화는 6월 1일부터 적용된다. 재생에너지 기상정보 일부도 6월과 9월에 순차 제공된다. 날씨 가짜뉴스 제재 역시 지침과 법리 검토가 남아 있다. 실제 예보 정확도와 현장 대응 속도, 허위 예보 단속 기준이 얼마나 구체화될지가 다음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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