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밖 첫 탈화석연료 회의…韓·美·中 빠진 '전환 연합'

'산유국 반대' 거센 기후변화협약 밖 감축·의존·비용 논의

제1차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국제회의(First Conference on Transitioning Away from Fossil Fuels) ⓒ 뉴스1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화석연료에서 '전환'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제연합(UN) 기후협상 체제와 별개로 탈화석연료 논의를 실제 정책·투자 의제로 끌어내기 위한 첫 시도다.

24~29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산타마르타에서 열린 '제1차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국제회의'는 콜롬비아·네덜란드 정부가 공동 주최했다. 약 50개국이 참여했고, 캐나다와 노르웨이, 브라질, 프랑스, 영국, 유럽연합(EU) 등이 참여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한국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회의는 석탄·석유·가스 사용을 줄이는 문제를 별도 의제로 다룬 첫 국제회의다. 기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는 모든 나라의 합의를 중시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산유국과 주요 소비국이 반대하면 화석연료 감축 논의가 쉽게 막혔다. 산타마르타 회의는 전환 의지가 있는 국가와 지방정부, 시민사회, 학계, 노동계, 민간 부문이 먼저 논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 회의는 화석연료 사용을 어떻게 줄일지, 화석연료 산업에 의존하는 나라와 지역을 어떻게 바꿀지, 전환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지에 집중됐다.

회의장에서는 에너지 안보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셀윈 하트 유엔(UN) 사무총장 기후행동특보 겸 사무차장보는 "세계 인구 4명 중 3명이 화석연료 순수입국에 살고 있다"며 "이들은 자신이 초래하지 않았고, 통제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 전환이 기후와 환경 문제를 넘어 안보와 경제, 개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화석연료에 의존한 경제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화석연료 이해관계가 녹색에너지 전환을 막고 있다며, 인류가 비화석 에너지 체제로 바뀔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했다.

모든 참가국이 같은 속도의 탈화석연료를 주장한 것은 아니다. 나이지리아 등 일부 화석연료 생산국은 '퇴출'보다 '감축'과 '전환'에 무게를 뒀다. 화석연료 수출 수입과 국가 재정, 일자리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스는 이번 회의에서 자국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을 공개했다. 프랑스는 에너지 용도 석탄을 2030년, 석유를 2045년, 가스를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퇴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난방과 교통 부문의 전기화, 개발도상국 등에 대한 전환 지원도 포함했다.

이 회의엔 주요국들이 참여하지 않은 만큼, 곧바로 구속력이 있는 새 협약이 되는 건 아니다. 참가국들은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기 위한 제안과 방향을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회의 결과는 해법 보고서, 협의 플랫폼, 국가별 전환 로드맵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2차 회의는 2027년 투발루에서 열릴 예정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