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늑구 사태' 없게…121개 동물원 전수점검·허가제 앞당긴다

동물원 허가제 전환 2027년으로 1년 앞당겨
'동물복지형'으로 전환…검사관 인력 40명까지 확대

17일 대전 중구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중인 모습.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께 오월드 사파리 내 철조망 아래를 파고 탈출해 10일 만인 17일 오전 0시 44분께 마취총을 이용해 최종 포획에 성공해 시설로 돌아왔다.(대전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4.17 ⓒ 뉴스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던 늑대 '늑구'가 생포된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동물원 안전관리와 동물복지 제도 전반을 앞당겨 손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전국 121개 동물원에 대한 일제 점검과 함께 허가제 전환을 조기 추진하는 등 '동물원 안전관리 및 동물복지 향상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8일 발생했던 늑대 탈출 사건 이후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관리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드론과 전문 인력을 투입해 수색을 진행했고, 17일 새벽 위치를 특정해 마취총으로 늑대를 생포했다. 시설과 인력 기준이 느슨한 기존 등록제 체계의 한계가 확인됐다.

기후부는 현재 2028년까지로 설정된 동물원 허가제 전환 시한을 2027년으로 1년 앞당기고, 전체 동물원의 90% 이상을 허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121곳 중 허가 전환을 완료한 곳은 10곳에 그친다. 허가제는 사육사와 수의사 인력 기준을 강화하고 탈출 방지시설, 동물복지, 질병 관리 계획 등을 사전에 평가하는 구조다.

동물원 운영 방식도 손질된다. 먹이 주기나 접촉 체험 등 기존 프로그램을 줄이고 부산물 활용 교육이나 생태 체험 등 '동물복지형 프로그램'으로 전환을 유도한다. 탈출 방지와 관람객 안전 확보를 위한 관리·사육·안전 지침도 전면 정비한다.

현장 관리 인력도 늘린다. 동물원 허가와 점검을 담당하는 검사관을 현재 25명에서 2028년까지 40명으로 확대하고, 미허가 시설 발생에 대비해 국립생태원 보호시설도 확충한다. 전국 동물원에 대한 합동 점검 결과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즉시 시정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오월드에는 별도 조처가 내려졌다. 금강유역환경청은 해당 사건을 안전관리 의무 위반으로 판단하고 조치명령을 발령했으며, 재발 방지 대책 제출과 이행이 완료될 때까지 관련 시설 사용을 중지하도록 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의 안전 관리 체계와 동물복지 기준을 체계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