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대사, 반도체 핵심원료 온실가스 규제 "공동 이행 필요"
EU서 2050년 퇴출 예정인 F-Gas 규제·감축 논의
韓에선 배출량 증가 추세…기후부, 저온난화 물질 전환 유도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반도체 공정과 냉난방 설비 등에 쓰이는 불화 온실가스(F-Gas)가 강력한 온난화 물질로 지목되면서 한국과 유럽연합(EU)이 감축 협력을 본격화했다. 이산화탄소보다 수백~수만 배 높은 온난화 효과를 가진 이 가스를 둘러싼 규제가 강화되면서, 양측은 기술 전환과 제도 정비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 EU 대표부 대사는 2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EU-한 F-Gas 감축 및 관리 세미나'에서 "한국과 같은 파트너와의 협력이 그린 전환의 핵심"이라며 "기후 대응은 각국이 따로 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공동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르노 카슐 EU 집행위원회 기후행동총국(DG CLIMA) 선임 정책관은 EU의 F-Gas 규제가 단계적 감축을 넘어 2050년 시장 퇴출을 목표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F-Gas는 에어컨·냉장고 냉매와 반도체 제조 공정 등에 쓰이는 인공가스로, 적은 양만 배출돼도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EU는 2024년 관련 규정을 개정해 수소불화탄소(HFC)를 중심으로 감축에 나섰다. 2050년까지 신규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세미나는 한-EU 그린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EU 집행위원회와 한국 정부는 각자의 정책 틀과 규제 방향을 공유하고, 대체 기술 도입과 산업 영향 등을 논의했다.
한국은 F-Gas 배출이 빠르게 느는 상황이다. 한상우 기후에너지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 사무관은 "HFC 배출량은 2018년 2300만톤에서 2024년 3500만톤으로 증가했으며, 별도 감축 조치가 없을 경우 2035년 6200만톤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5% 수준이다.
정부는 고온난화 냉매를 저온난화 물질로 전환하고,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냉매 사용량 신고제 도입, 누출 관리 강화, 회수·재활용 의무화 등이 핵심이다. 재생 냉매 확대와 혼합냉매 분리·재생 기술, 저온난화 냉매 적용 히트펌프 개발도 병행한다.
냉난방공조와 반도체 산업 관계자들도 참여해 규제 영향과 기술 적용 가능성을 논의했다. 산업계는 감축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공정 특성과 기술 한계를 고려한 단계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U와 한국은 규제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면서 기후 대응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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