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가을이 없어진 것 같아요"…'기온 뚝' 핫팩으로 손 감싼 출근길
차가운 음료만 찾던 손님도 "따뜻한 아메리카노 주세요"
- 한수현 기자,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권준언 기자 = "갑자기 너무 춥네요."
한 자릿수로 떨어진 아침 기온에 출근길 시민들의 옷차림은 두터워졌다. 일부 시민들은 지하철역에서 나오자마자 입김을 불었고, 핫팩으로 손을 감싸며 걸음을 재촉했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5~10도가량 낮아져, 서울 등 전국에서는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설악산은 오전 6시 기준 영하 0.8도를 기록했고, 서울은 5.6도로 나타났다. 다만 기상청은 오전 6시 이후에도 기온이 더 내려가는 지역에서는 일 최저기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출근길 시민들의 몸은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교보문고 사거리를 지나가는 시민 중 80% 이상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조금 빠른 속도로 걸었다. 일부 시민은 두께감이 있는 겨울 코트와 경량 패딩 차림이었고, 머플러로 목을 감싸기도 했다.
차가운 바람에 팔짱을 낀 채 고개를 15도가량 숙이며 지나가는 시민도 있었다. 일부 시민은 비니를 써 귀를 덮었으며, 마스크로 눈 밑까지 가린 시민도 있었다.
패딩 차림으로 출근 중이던 광화문 인근 직장인 강 모 씨(26)는 "출근하러 나오자마자 추운 날씨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가을 들어 패딩을 입은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70대 여성 현 모 씨도 "날씨가 추워져 모자 쓰고, 장갑도 챙겨 나왔다"면서 "앞으로 더 추워질 텐데 벌써 추우면 얼마나 추울지 모르겠다"고 했다.
공덕역 인근 직장인인 김 모 씨(37)는 "오늘 처음으로 봄에 넣어둔 겨울 코트를 꺼냈다"며 "세탁소에서 붙여둔 표시도 떼지 않아 부랴부랴 뗐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에서도 어제까지는 냉방이 가동되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히터가 나와 하루아침에 달라진 기온을 더 느꼈다"고 말했다.
뚝 떨어진 기온에 서울 시내 카페에서는 전날보다 따뜻한 음료가 잘 나가는 모습이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보단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공덕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 모 씨(51)는 "지난주 월요일 아침과 비교하면 오늘은 특히 따뜻한 음료를 많이 찾고 있다"며 "단골 중 하루도 빠짐없이 차가운 음료만 먹던 손님도 따뜻한 음료를 찾았다"고 전했다.
광화문 인근 카페 직원 정 모 씨도 "오늘 아침 날씨가 추워서 따뜻한 음료가 평소보다 많이 나가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다가 크게 낮아진 온도에 계절을 느끼기 어렵다는 시민도 있었다. 40대 남성 박 모 씨는 "단풍 시기가 늦어졌다고 하는데, 갑자기 추워져 가을이 없어진 것 같다"며 "오늘 저녁까지 날씨를 보고 겨울 패딩을 입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오늘 낮 기온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15도 안팎으로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져 춥겠다고 예상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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