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남해안 시간당 50㎜ 물폭탄…내일 밤 그쳤다 일요일 다시 전국 비

중국 향한 태풍 '우딥'이 끌고온 고온다습 공기 간접 영향도
중부 먼저 장마 시작할 수도…다음주 초엔 한랭전선 영향에 비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주말 전국이 장맛비 영향권에 들겠다. 14일은 제주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고, 15일도 전국에 걸쳐 비가 다시 확대되겠다. 다만 기온은 30도 안팎으로 오르며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이번 비의 직접적 원인은 정체전선과 하층 제트기류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남해안까지 세력을 확장하면서, 그 가장자리에 정체전선이 걸쳤고, 여기에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접근한 저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사이 좁은 통로를 따라 남쪽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됐다.

이 통로에 해당하는 하층 약 1.5㎞ 부근에서 시속 50㎞ 안팎으로 부는 빠른 바람, 이른바 하층 제트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제주·남해안·지리산 부근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할 수 있다.

13~14일 누적 강수량은 제주에서 50~120㎜, 많은 곳은 180㎜ 이상, 산지에는 250㎜ 이상 내릴 가능성이 있다. 전남과 경남은 30~80㎜, 특히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120㎜ 안팎의 집중호우가 예보됐다.

전북과 대구·경북에는 20~80㎜, 대전·세종·충청권과 울릉도·독도에는 10~60㎜가 예보됐다. 수도권과 서해5도, 강원 남부, 충북 북부에는 5~40㎜, 강원 중북부에는 5~2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1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송악산 인근에 올해 첫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2025.6.12/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는 13일 밤부터 14일 오전까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은 14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질 수 있다. 충청과 남부 내륙도 같은 시기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비는 14일 밤 대부분 그쳤다가 15일 오전 제주부터 다시 시작되겠다. 오후에는 중부지방과 전라권, 밤부터는 경상권까지 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서해5도, 세종·대전·충남, 전라권, 제주도가 5~30㎜, 강원도·충북·영남은 5~20㎜ 수준이다.

이번 비에는 제1호 태풍 '우딥'의 간접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딥은 중국 내륙에서 소멸할 것으로 예보됐는데, 동반해 북상한 수증기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제주 남쪽 해상으로 유입돼 정체전선을 강화했다. 다만 15~16일 비의 직접 원인은 한반도 북쪽에서 남하하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고온다습한 공기가 충돌해 형성된 한랭전선이다.

비가 그치는 시점에도 흐리고 습한 공기가 남아 무더위는 계속되겠다. 14~15일 낮 최고기온은 23~30도 수준이며, 특히 중부 내륙은 체감온도가 더 높겠다.

이번 장맛비는 중부보다는 남부에서 먼저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장마 시작은 중부가 앞설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16일 이후에도 북쪽에서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남하하고,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수축했다가 다시 확장하는 흐름이 반복되겠다"고 내다봤다.

현재 예보대로라면 21일 전후 북쪽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밀려나고, 중부지방에 정체전선이 형성돼 장맛비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남부지방은 그보다 늦은 시점에 장마가 본격화될 수 있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1973년 이후 중부지방에서 남부보다 장마가 먼저 시작된 해는 1981년, 1992년, 2013년 단 3차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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