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재료로 이산화탄소를 액체 저장…탄소 포집 신기술 '척척'

해수·해양폐수로 이산화탄소 포집…탄산칼슘으로 변환·보관
문제는 최종산물 시장성…포집 탄소 가스전 저장 효율성도 모색 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공동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상엽 위원장(한 총리 왼쪽)이 26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참석해 4개 분과위 민간위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2.10.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차원에서 추진 중인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기술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연구진은 바닷물(해수)을 이용해 화력 발전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게 실용화될 경우 호주나 동남아시아 등의 고갈 가스전을 활용한 탄소 저장이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박진원 연세대 화공생명과학부 교수(전 국립환경과학원장) 연구팀은 최근 해수와 해양 산업폐수를 전기 분해해 생성한 알칼리 용액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수를 전기 분해할 경우 수산화나트륨 수용액이 나온다. 이를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결합할 경우 젤리 같은 반고체 상태의 탄산나트륨이나 탄산수소나트륨으로 상태가 변환된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가스가 아닌 액체와 같은 형태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액체 상태로 보관할 경우에는 탄소 저장(CCS)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것을 해양 폐수에서 분리해낸 금속 수산화물을 반응시킬 경우 고체 상태 탄산칼슘이나 탄산마그네슘으로 생성해 산업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앞서 CCUS 기술은 여럿 있었다. 아민 계열 흡수제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아민은 암모니아가 포함하고 있는 수소를 탄화수소로 치환한 질소 유기 화합물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흡수제 단가가 높고, 부식성이 강한데다 황 성분으로 인한 변성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연구는 올해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제19회 자원순환분야 학술연구발표회에서 우수 발표 논문으로 선정됐다.

호주 북부준주 다윈 해변에서 보이는 SK E&S가 참여한 호주 바로사 가스전 항만시설 모습 2022.11.24/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다만 이 기술이 아직 실용화된 것은 아니다. 실험실 환경에 이어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변환 단가나 저장 용이성, 탄산칼슘과 탄산마그네슘 활용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탄산칼슘은 건축 재료나 유리 제조, 충전재 등에 다양하게 사용 가능하지만 가격이 낮은 중국산과 경쟁했을 때 시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정부와 관련 산업계 등은 포집한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나 호주에 운송해 보관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민관합동 협의체인 'K-CCUS 추진단'은 올해 초 호주 국책 CCUS 연구기관인 CO2CRC 등과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공동 추진 주체인 SK E&S는 호주 가스전에 국내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할 계획이다.

현대건설과 한국석유공사, 현대중공업 등은 말레이시아 고갈 유전 및 가스전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어떤 형태로 탄소를 포집해 운반·저장하는 게 효율적인지를 총체적으로 검토 중인 상태다.

우리 정부가 CCUS를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기술 개발 및 해외 저장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나라 산업의 특징 때문이다. 국토 면적이 좁고 탄소를 저장할만한 공간이 적기 때문에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CCUS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CCUS 심층 투자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CCUS 기여도에서 우리나라는 11.7~13.1%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과 영국은 9%, 프랑스 2.5%, 중국 8.8%인 것과 비교해 최대 5배까지 높은 수치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