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 내년 3월 자진사퇴할 것"(종합)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머셋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내년 3월 자진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총장은 1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년 3월 정기이사회를 끝으로 총장직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1월 중 이사회에 후임 총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열어달라고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 총장은 그동안 사퇴문제를 놓고 카이스트 이사회와 마찰을 겪어왔다.

서 총장은 "카이스트가 글로벌 경쟁력과 비전, 리더십을 겸비한 새로운 총장과 함께 글로벌 톱10 대학으로의 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며 "학교 정관에 따라 부여된 임기는 2014년 7월까지이지만 내년 3월 정기이사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제가 숱한 수모를 당하면서도 참아온 것은 카이스트 발전을 위해 가장 적절한 퇴임시기를 고민했기 때문"이라며 "오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오명 이사장과 갈등에 대해서도 전했다.

서 총장은 "오명 이사장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지난 2년 동안 이사장의 오직 유일하고 특별한 목적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임돼 임무를 수행중인 현직 총장을 내쫓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사장이 10월2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후임 총장 선임을 논의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지난 2년동안 오명 이사장은 이사회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며 사퇴를 강요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 총장은 지난 2006년 카이스트 총장으로 취임해 연구예산 확대, 교수 정년심사 강화 등 개혁을 추진했지만 2010년 연임 전후 일방적 경영을 고집한다는 학내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다음은 서 총장과 일문일답.

-25일 이사회에 총장 해임안이 안건으로 올라온 걸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지

▶안건에 대해 보고 받은 것은 없다. 여러가지 안을 생각하고 있다고만 들었다.

-지난 7월 이사회 이후 오 이사장과 만난 적이 있는지

▶그동안 여러번 오 이사장과 직접 만난 적도 있고 간접적으로 만난 적도 있다. 합의내용을 왜 이행하지 않느냐고 말했고 오 이사장 측은 "죄송하다, 내가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라고 답했지만 합의사항을 계속 이행하지 않고 있다. 그 후 소위원회를 구성했지만 그 소위원회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7월20일 기자회견에서는 내년 3월에 사퇴하겠다는 얘기가 없었는데 왜 이제와서 하는지.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된건 아닌지

▶합의사항만 이행하면 총장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전했지만 결국 이행되지 않았다. 오 이사장이 이사회측에 얘기해 이번 학기가 마칠 때까지는 이행해줄 것으로 생각하고 내년 3월 정기이사회를 마지막으로 자진 퇴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만약에 합의조건이 이행된다면 사퇴를 번복할 생각인지

▶아니다. 번복할 일은 없다.

-합의조건에는 3월에 사퇴하기로 한 것이 포함돼 있는가

▶계약해지를 해 달라는 것이다. 학교가 정상적으로 발전하려면 내가 계약해지를 당해서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 이사장이 이사회에 합의된 사항을 다 알려주지 않고 일부만 알려줬다. 왜 그랬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오 이사장한테 물어봐라. 내가 답을 대신할 입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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