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장 받고 등록금 절반 또 낸다…취업 사교육비 연 360만원

청년 557명 조사…93.7% 취업 사교육 경험, 63.6% "경제적 어려움"
고등교육 이수율 OECD 1위…'안 하면 불리' 79.4% 스펙 경쟁

1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FREE청년대로, 청년-기업 매칭 데이'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들이 사회연대경제기업 부스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서울시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만 39세 이하 서울 거주 미취업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사회연대경제기업 50곳을 연결해 일경험과 취업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2026.9.16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한민아 기자 = 취업 사교육을 받는 청년들이 월 평균 30만원의 비용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졸업자가 첫 일자리를 얻기까지 거의 1년(11.2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을 감안한 학원비 부담은 330만원에서 360만원에 이른다. 올해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인 727만원의 절반에 가까운 돈이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재단법인 교육의봄과 청년재단이 만 19세부터 39세 청년 55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3.7%는 취업 준비를 위해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비용을 지출한 응답자의 월평균 취업 사교육비는 약 30만원이다. 연간으로는 약 360만원에 달한다.

취업 사교육 항목은 전공 자격증(52.1%·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토익·토익스피킹 등 어학(43.4%), 자기소개서·면접·포트폴리오 컨설팅(40.0%), 비전공 자격증(32.3%) 순이었다.

비용 부담은 청년 본인에게 돌아갔다. 응답자의 63.6%는 취업 사교육비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비용은 본인 아르바이트 수입(65.0%·복수응답)으로 마련한다는 응답이 부모 지원(55.1%)보다 많았다.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 청년 졸업자가 첫 일자리(임금근로자)를 얻기까지 평균 11.2개월이 걸렸다.

청년들이 사교육에 기대는 배경에는 졸업장이 흔해진 현실이 있다. 지난해 한국의 만 25~34세 청년층 고등교육 이수율은 71.1%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반면 만 25~64세 대학 졸업자의 고용률은 80.1%로 OECD 평균(86.0%)보다 5.9%포인트(p) 낮았다.

청년 10명 중 7명이 대학 등 고등교육을 마치면서 졸업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자격증·어학·면접 준비 등 '스펙 쌓기'에 등록금 절반을 한 번 더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교육의봄·청년재단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9.4%는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취업에 불리하다고 인식했다. 취업 사교육이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89.3%였다.

김선희 교육의봄 연구·사업팀장은 "교육의봄이 조사한 기업의 신입 청년 구직자 대상 스펙 요구 항목은 평균 12.7개였다"며 "구직자 입장에서는 이 기재란을 채우는 것이 서류 통과의 중요한 기준으로 받아들여져 오버스펙이 양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업이 입사지원서의 불필요한 항목을 줄이고 실제 직무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서류 통과를 위해 스펙을 쌓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지원이 청년들의 실제 취업 준비 항목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현진 교육의봄 선임연구원은 "취업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 취업 지원 제도의 사각지대를 점검하고,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같은 지역 기반 취업지원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학과 기업의 연계를 통해 일경험과 인턴 기회를 늘려 청년들이 취업 준비 과정에서 실제 직무 역량을 쌓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lin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