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7명 "학부모·관리자에 학생부 수정 요구 받아"

고교 교사 97% "모든 학생 개별 관찰·기록 어려워"
전교조 "서술형 기록 줄이고 전원 의무기재 폐지해야"

지난 7월 23일 전교조가 학생부 관련 감사원 감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전교조 제공)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교사 10명 중 7명은 최근 3년간 학부모나 관리자 등으로부터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내용을 수정하거나 특정 내용을 기재해 달라는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따르면 지난 11~17일 전국 유·초·중·고 교원 23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1.1%가 최근 3년간 외부로부터 학생부 수정·기재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요구 유형은 '더 좋은 표현으로 변경'(38.6%, 복수응답), '이미 입력된 내용의 수정·삭제'(38.5%), '특정 활동·스펙 기재'(33.9%), '관리자를 통한 간접 수정'(20.3%) 등이었다.

학생부 작성 자체에 대한 업무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학생별 표현 차별화'(76.9%)와 '기록 내용 및 분량 과다'(76.0%)를 꼽았다.

특히 고등학교 교사의 79.4%는 한 학기에 100명이 넘는 학생의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작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150명을 초과해 작성한다는 응답도 51.4%였다.

고등학교 교사의 97.2%는 모든 학생을 개별 관찰해 세특을 작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68.4%는 '매우 어렵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82.8%는 학생부가 대입 정성평가 요소로 활용되는 현행 구조가 교육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봤다.

다른 학교급에서도 기록 부담을 호소했다. 중학교 교사의 96.4%가 모든 학생을 개별 관찰하기 어렵다고 답했고, 93.1%는 자유학기에 전교생의 활동을 서술형으로 의무 작성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유치원 교사의 71.3%는 문서 작업으로 유아와 대면해 상호작용하는 시간이 줄었다고 답했다. 초등학교 교사의 95.1%는 감사나 민원에 대비하기 위한 별도 누가기록과 근거자료 관리에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전교조는 지난 18일 교육부 교육과정지원과와 면담하고 학생부 서술형 기록을 대폭 줄이고 교사의 평가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 달라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서술형 기록 대폭 축소 및 기재 지침 간소화 △중·고등학교 전원 서술형 의무기재 폐지 △학생부 본래 취지 회복 △교사의 평가·기록권 보호 △과도한 점검·감사 및 증빙·누가기록 폐지 등 5개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고등학교 교과 세특과 창의적 체험활동의 전원 의무기재를 폐지하고 희망자나 특기자 중심의 '선별 자율 기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학교 자유학기·자유학년의 전 과목·전 학생 서술형 의무기재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한 학기에 많게는 수백 명의 학생을 담당하는 교사에게 모든 학생의 개별 특성과 역량을 서로 다르게 기술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2027학년도 적용을 목표로 관련 지침 개정과 시스템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