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자격이면 같은 대우"…유보통합 교사 처우 격차 없애야
프랑스·잉글랜드·스웨덴 유보체제 비교 분석
"자격 이원화로 처우 차이 땐 학력·자격과 연동해야"
- 조수빈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유아교육과 보육을 하나로 합치는 유보통합 과정에서 교사 자격체계를 개편할 때 같은 자격을 가진 교사에게는 같은 법적 지위와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프랑스와 잉글랜드에서는 교사 자격에 따른 처우 격차가 여전히 남아 있고, 스웨덴에서는 유보통합 이후 교사 부족 문제가 불거진 만큼 한국은 자격체계 개편과 처우 개선·교사 수급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육아정책연구소는 '국외 유아교육·보육 체제 분석: 프랑스, 잉글랜드, 스웨덴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유보통합 추진 과정에서 자격과 법적 지위, 처우 간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랑스는 유아교육과 보육이 연령에 따라 나뉘어 있지만 3세 이상 유아교육은 초등교육과 교사 자격체계를 통합하고 있다. 유아학교 교사는 별도의 유아교사 자격이 아닌 초등교사와 동일한 국가 교원 자격을 갖고 같은 양성과정을 거친다.
반면 0~2세 보육을 담당하는 교사와 유아학교 교사 사이에는 자격과 임금 등의 격차가 남아 있다. 보고서는 보육교사가 일반 학사학위 소지자임에도 유아학교 교사보다 자격 기준이 낮고 임금 격차가 존재하는 등 이원화 체제에 따른 인력 간 자격·처우 격차가 문제로 지적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해외 사례를 토대로 국내 유보통합에서도 어떤 자격체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교사의 법적 지위와 처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과정과 결과에서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최종적으로 동일 자격 내에서는 동일한 법적 지위와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격을 이원화해 지위와 처우에 차이가 발생할 경우에도 학력과 자격의 차이에 연동해 법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유아교육과 보육의 행정통합을 이룬 잉글랜드에서도 교사 간 격차는 남아 있다.
유아교사(EYTS)와 공립교사(QTS)는 모두 학사 수준의 학력을 갖추고 있지만 법적 지위와 처우에는 차이가 있다.
유아교사는 영유아 발달과 놀이 중심 교수법 등에 특화된 양성과정을 거치지만 공립교사와 비교해 급여와 복지, 경력 발전 등에서 불리하다. 가르칠 수 있는 대상에도 차이가 있다. 유아교사 자격자는 초등학교 이상을 가르칠 수 없는 반면 공립교사 자격자는 유아도 가르칠 수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격차가 유아교육·보육 분야에 우수한 인력이 유입되는 것을 어렵게 하고 궁극적으로 교육과정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의 사례에서는 유보통합 이후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필요한 교사를 충분히 확보하는 문제가 과제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유아교육·보육 종사자 가운데 유아교사 자격 소지자는 40.7%, 보육 보조교사 자격 소지자는 약 17%였다. 반면 35% 이상은 무자격 보조인력 등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유보통합 이후 보편적 유아교육을 위해 기관을 빠르게 확대한 데다 숙련 교사의 은퇴와 다른 직업군보다 낮은 임금 등이 맞물리면서 교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스웨덴 정부는 모든 유아교육기관에 유아교사 자격 소지자가 한 명 이상 근무하도록 법적 기준을 낮췄다. 일부 기관에서는 유아교사 1명이 담당하는 영유아 수를 늘리거나 보조인력을 활용해 인력 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들 국가의 사례가 유보통합을 추진 중인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봤다. 특히 자격체계만 통합·개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적 지위와 처우, 인력 확보 문제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한국의 경우 잉글랜드와 유사하게 사립·민영 기관에 대한 서비스 의존도가 높고 유아교육과 보육, 공립 유아교사 간 자격과 학력 수준, 법적 지위 및 처우에서 격차가 존재해 왔다"고 짚었다.
이어 "교권 침해 등의 이슈로 교사 직군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유·초·중등 교원으로 우수 인력 유입이 줄어드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유아교육 교원에 대한 자격과 처우를 초중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마련하는 것은 양질의 교육과 보육 서비스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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