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서 콩주머니 던지다 다쳤다…2년 뒤 교사 형사고소한 학부모
교육계 "안전사고 형사책임 땐 교육활동 위축 우려"
- 조수빈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초등학생이 교실에서 교육활동 중 다친 사고를 두고 학부모가 2년 뒤 당시 교사를 형사고소 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지난 6월 당시 교사 B씨가 학생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며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B씨는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는 고소장에서 2024년 6월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자녀가 교실에서 콩주머니를 던지고 받기를 하다가 미끄러져 넘어졌고 무릎 슬개골 탈구 등 부상으로 6주 이상 치료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통증, 붓기, 저림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당시 B씨의 지도 아래 콩주머니를 천장 방향으로 던진 뒤 박수를 여러 번 치고 다시 받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정규 수업 시작 전 7~8분간 몸을 움직이는 '아침 열기' 활동이었다. B씨는 2020년 정년퇴직한 뒤 시간강사로 해당 학급을 임시로 맡고 있었다.
A씨는 고소장에서 교실 바닥이 양말을 신은 학생들이 미끄러질 위험이 있었고 콩주머니 활동 역시 착지와 균형 유지 과정에서 사고 가능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교사가 학생 안전을 보호할 주의의무를 위반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부적절한 활동을 지시해 상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반면 B씨는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인 우연한 사고"라며 감독자로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B씨에 따르면 해당 활동은 학교에서 전 학년 학생들이 수업 시작 전 실시하던 프로그램으로, 서울시교육청 주관 연수에서도 아동의 신체·운동 활동으로 다뤄졌다. 사고 당시에도 학생들에게 콩주머니를 30cm 높이까지만 던지도록 안내했고 교실 바닥 역시 미끄러운 상태가 아니었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교원단체에서는 학교 안전사고에 대한 교사의 형사책임 부담이 일상적인 교육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경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현재 공무원이 공적인 업무를 하다가 과실로 사고가 발생하면 민사상 배상 책임은 국가가 진다"며 "교사의 고의나 과실이 없는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까지 형사 고발로 이어진다면 교사들은 처벌이 두려워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정상적인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에는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22년 강원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도중 초등학생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건에서도 인솔 교사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교사는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심에서는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학교 현장에서는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사가 형사책임까지 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안전사고에 따른 민원과 책임 부담 등을 이유로 현장체험학습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학교도 늘었다.
교육부도 학교 안전사고에 대한 교원의 부담이 교육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교사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활동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교사의 명백한 주의의무 위반을 구분할 수 있도록 형사책임의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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