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 절반, 1년간 보건·가족돌봄휴가 한 번도 못 썼다

사진 전송·행정·악성민원 '사중고'…상근 보결교사 확대 요구

교원 3단체(한국교총,교사노조,전교조)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아동학대 관련 법률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7.15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전국 공립유치원 교사 절반 이상이 지난 1년간 보건휴가와 가족돌봄휴가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과도한 사진 전송과 행정업무, 악성 민원 대응 등으로 교사들이 교육보다 행정에 매달리고 있다며 공립유치원 인력 확충과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재정 투입을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026 유치원 현장 실태 폭로 및 교육재정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0~27일 전국 공·사립 유치원 교사 22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최근 1년간 보건휴가와 가족돌봄휴가를 단 하루도 사용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52.6%였다. 휴가를 쓰지 못한 이유로는 대체교사 구인의 어려움과 관리자 눈치, 동료 교사 부담 등이 꼽혔다. 교사의 70.1%는 교육지원청별 상근 보결교사 인력풀 확대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의 73.2%는 '놀이이야기' 작성 등 기록 업무를 의무적으로 수행하고 있었고 40.5%는 모바일 알림장을 통한 사진 전송을 강요받거나 정량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수업 준비 시간이 줄었다는 응답은 37.2%, 사진 촬영과 기록 업무로 유아 안전지도에 공백이 생긴다는 응답은 30.9%였다.

악성 민원 대응도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9.1%는 악성 민원을 교사가 직접 감당했다고 답했고 21.0%는 기관이 소극적으로 무마를 요구했다고 응답했다.

교권 침해 상황에서도 분위기나 보복 우려 등으로 교권보호위원회 신청을 포기한 사례가 많았으며, 교사의 48.3%는 아동학대 신고를 우려해 교육 및 생활지도가 위축됐다고 답했다.

행정과 돌봄 업무 부담도 심각했다. 일반 행정업무를 교사가 직접 담당하거나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는 응답은 95.1%였고, 방과후·돌봄 업무를 떠안고 있다는 응답도 67.8%에 달했다. 응답자의 64.8%는 초등학교 늘봄실장제와 같은 '유치원 방과후·돌봄 실장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유보통합으로 늘어난 재정을 공립유치원 확충과 현장 처우 개선이 아니라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지원에만 사용하고 있다"며 "공립유치원이 바로 서야 유아 공교육이 바로 설 수 있는 만큼 교육부는 공립유치원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사진 전송 및 기록 의무화 개선 △악성 민원 대응체계 강화와 교권보호위원회 실효성 확보 △유치원 방과후·돌봄 인력 체계 개편 △상근 보결교사 인력풀 확대 △공립유치원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재정 우선 투입 등을 요구했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