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5등급제 바꿔도 '1등급 없는 학교' 여전…고3 45개교 1등급 '0명'
학교 규모에 따라 1등급 없는 학교 있어…강원·전남 가장 많아
"지역 고교 기피와 지역소멸 심화…소규모 학생 불이익 여전"
- 조수빈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고교 내신이 5등급제로 개편됐지만 학생 수가 적은 학교에서 1등급 학생이 한 명도 나오지 않는 '등급 공백' 현상이 여전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상대평가 체제가 소규모 학교와 인구감소지역 학생들에게 구조적인 불이익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8일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2025·2026학년도 고등학교 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9등급 상대평가가 적용되는 2026학년도 고3에서는 전국 45개교에서 1등급 학생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5등급 상대평가가 적용되는 고2와 고1에서도 각각 11개교와 9개교에서 1등급 학생이 발생하지 않았다.
내신 5등급제는 1등급 비율을 기존 4%에서 10%로 확대하면서 등급 공백을 일부 완화했다.
5등급제에서는 1등급 10%, 2등급 24%, 3등급 32%, 4등급 24%, 5등급 10%의 비율로 등급을 부여한다. 9등급 상대평가에서는 상위 4%까지 1등급을 부여하고 수강자 수에 등급별 누적비율을 곱한 뒤 반올림해 해당 등급의 누적인원을 정했기 때문에 수강자가 12명 이하이면 1등급이 나오지 않는 형태였다.
하지만 5등급제에서는 그 기준이 4명 이하로 낮아졌다. 다만 학생 수가 극히 적은 학교에서는 학교 규모에 따라 최고등급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남아 있다고 단체는 지적했다.
지역별로는 고3 기준 강원과 전남이 각각 11개교로 가장 많았고 전북(8개교), 경북(5개교), 경남·인천(각 4개교), 경기(2개교) 순이었다.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세종, 울산, 제주, 충남, 충북에서는 등급 공백 학교가 없었다.
사걱세는 "5등급제로의 전환은 소규모 학교의 불이익을 일정 부분 완화했지만 학교 규모와 수강자 수에 따라 최고등급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 '등급 공백' 현상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등급 공백 학교가 강원·경북·전남·전북·경남 등 인구감소지역에 집중돼 지역 학생들이 대입에 유리한 다른 지역 학교를 선택하도록 유인하고, 지역 고교 기피와 지역소멸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대학이 학생부 교과목별 석차등급을 산출할 수 없는 학생의 학생부교과전형 지원을 제한하고 있어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불이익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교학점제로 선택과목이 확대되면 소인수 강좌가 늘어나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학생들이 진로나 적성보다 내신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걱세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중장기 교육발전계획에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을 명시하고, 국회는 대입 상대평가 금지 관련 입법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에도 진로선택과목과 소인수 선택과목부터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c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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