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 수능 성적은 올랐지만…대학생활은 현역과 '큰 차이 없었다'

재수생, 학교생활·적응 비슷…삼수생, 행복감·전공 만족도 낮아
연구진 "장기 N수는 특정 영역 취약…공교육 경쟁력 높여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오전 광진구 광남고에 마련된 서울시교육청 제20시험지구 제3시험장에서 감독관들이 수험표를 확인하고 있다. 2025.11.13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한 번 더 보면 더 좋은 대학에 간다'는 통념과 달리 N수생은 현역보다 수능 성적은 다소 높았지만 대학 진학과 대학 생활에서는 뚜렷한 이점을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응시자 중 고등학교 졸업생 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N수가 보편화하는 상황에서, 삼수생은 학업 태만이 높고 행복감은 낮아 장기 N수의 한계도 확인됐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3일 온라인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N수생의 특성 분석: N수생은 누구이고, 어떤 입시 및 대학 경험을 하는가'를 주제로 KEDI 브리프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한국교육종단연구(KELS) 데이터 기준을 기준으로 2023년 대입을 준비 중인 현역 입학생과 재수·삼수·사수생 등 2244명의 유형과 배경 특성, 입시 및 대학 경험을 비교·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현역 입학생이 67.8%로 가장 많았고 재수생은 13.7%, 삼수생은 4.3%, 사수생은 14.2%였다.

분석 결과, 재수생은 현역보다 수능 성적과 정시 입학 비중이 높았지만 입학 후 학교생활과 적응, 심리적 건강 등에서는 현역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삼수생은 수능 성적이 높았음에도 입학 대학의 위세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대학 입학 후 학업태만과 전공 만족도, 행복감 등 일부 영역에서 취약성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삼수생의 학업태만 점수는 1.76점으로 현역 입학생의 1.56점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전공과 적성이 일치한다고 느끼는 정도는 삼수생이 3.32점으로 현역(3.69점)보다 낮았고, 행복감도 7.79점으로 현역(8.51점)을 밑돌았다.

전공 변경 의향 역시 삼수생이 2.09점으로 현역(1.57점)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삼수생의 전공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대학 학점과 핵심역량에서는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아가 삼수생의 높은 학업 태만이 입시를 거치며 축적한 학업 역량 자체가 약화된 결과라기보다 전공 불만족과 낮은 행복감 등 정서적·동기적 어려움을 반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N수 경험이 대학생활 전반을 구조적으로 제약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삼수생과 같은 장수생은 학업 태도와 전공 만족도, 행복감 등 특정 영역에서 상대적인 취약성을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N수의 양상도 과거와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에만 전념한 학생 비중은 재수생 74.9%에서 삼수생 52.6%, 사수생 11.6%로 N수 횟수가 늘어날수록 감소했다.

반면 다른 대학에 재학한 경험이 있는 '대학 이동형'은 재수생 16.9%, 삼수생 35.1%, 사수생 60.2%로 증가했다. 전일제 취업 경험이 있는 '후학습형'도 재수생 1.3%에서 삼수생 3.1%, 사수생 13.8%로 늘었다.

연구진은 "최근 N수는 단순한 입시 재도전의 공백기가 아니라 대학 이동과 취업, 학업 복귀 등이 결합된 복합적인 진로 탐색 과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수생의 배경도 유형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재수생과 삼수생은 고3 당시부터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학생들이 많았다. 전국연합학력평가 평균 등급은 재수생이 3.49등급으로 가장 높았고 삼수생은 3.72등급이었다. 현역은 4.19등급, 사수생은 4.37등급이었다.

서울 소재 대학 진학 희망 비율도 재수생은 80.7%, 삼수생은 76.7%로 현역(44.7%)보다 크게 높았다. 교육 포부 역시 재수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배경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월평균 가구소득은 재수생이 76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삼수생은 672만원, 현역은 569만원, 사수생은 549만원이었다.

월평균 사교육비도 삼수생 111만원, 재수생 101만원으로 현역(68만원)과 사수생(63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재수·삼수생을 '상위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자원이 풍부한 집단'으로 평가했다.

반면 사수생은 직업계고 출신 비율이 20.0%로 현역(5.2%), 재수생(4.6%), 삼수생(9.4%)보다 높았다. 학업성취와 교육 포부, 가구소득, 사교육비도 네 집단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N수 증가는 청년층의 사회 진출 지연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결혼·출산 지연 등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는 반면, 같은 조건에서는 대학 적응이나 역량 측면에서 뚜렷한 이점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N수가 효율적인 경쟁 경로라기보다 청년층의 비생산적 경쟁을 유발해 사회 생산성을 저해하는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재수·삼수생의 정시 비중이 높고 가구소득과 사교육비 수준도 높은 점을 고려하면 정시 확대 정책이 사교육 접근성이 높은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입시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공교육 안에서 입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