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교만 키우면 안돼"…거점국립대 총장들, 서울대10개 만들기 '우려'
"선정 대학만 키우면 서열화"…2027년 전 대학 확대 요구
"평가 지표 다변화해야"…서울대 교육비 70% 목표엔 공감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두고 전국 9개 지역 거점국립대 총장들이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올해 3개 대학만 우선 선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기업 수요와 산업 기반을 중심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할 경우 일부 지역 대학은 구조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며 평가 기준 보완과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강원대·경상국립대·경북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 등 9개 거점국립대 총장으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서를 분석한 결과, 총장들은 대체로 정부의 지역거점대 육성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3개교 우선 선발 방식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4월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3개 거점국립대를 선정해 대학당 1000억 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내놨다. 선정 대학에는 브랜드 단과대학 육성과 인공지능(AI) 거점대학 사업 등이 패키지 형태로 지원된다.
우선 총장들은 거점국립대 경쟁력 강화와 지역 인재 양성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했다.
부산대는 "거점국립대를 지역 혁신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은 고등교육의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할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경상국립대도 "지방 거점국립대를 지·산·학·연 협력 허브로 새롭게 디자인해 대한민국 균형성장을 실현한다는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부분 대학은 3개교만 우선 지원하는 방식이 대학 간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충남대는 "지역 간 인재 양성 여건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미선정 대학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최소한 2027년에는 모든 거점국립대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충북대 역시 "9개 대학 전면 지원에서 3개교 선별 지원으로 축소된 점은 대학 간 격차 확대와 서열화 인식 강화 우려가 있다"며 나머지 대학으로의 확산 시점과 기준, 규모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대는 "2026년 3개교, 2027년 3개교, 2028년 3개교를 순차 선정하거나 2027년부터 6개교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원대와 제주대는 교육부가 밝힌 '기업 수요' 중심 선정 기준이 지역 간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원대는 "기업 수요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수 기업이 집중된 충청권이나 대경권 대학들에 비해 강원권의 산업 기반이 과소평가될 수 있다"며 "기업 주도 참여와 투자를 이끌어내야 하는 기준은 강원대 입장에서 가장 큰 진입 장벽"이라고 밝혔다.
제주대도 "현재의 기업 집적도와 단기 기업 수요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질 경우 대학과 지자체가 추진 중인 기업 유치 노력과 미래 성장산업 육성 전략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전남대 역시 "지역 내 글로벌 기업 존재 여부가 대학 선정 기준이 되는 것은 지역 간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총장들은 현재 산업 규모나 기업 수요뿐 아니라 지역 발전 가능성과 성장 잠재력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대는 "지역 산업 구조와 학령인구 추이 등 정량·정성 지표가 공정하게 반영돼야 한다"며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 지역 균형 관점의 보정 지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주대도 "현재 구축 중인 협력 체계와 기업 유치 노력, 공동연구 및 실증사업 추진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북대는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와 QS·THE 등 해외 대학평가기관 순위, 앵커기업과의 협력 수준 등을 평가 기준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총장들은 대체로 2030년까지 거점국립대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서울대의 7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정부 목표 자체에는 공감했다.
전남대는 "거점국립대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서울대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은 지역 청년들에 대한 구조적 차별의 단면"이라며 "이를 상향하겠다는 정부 목표는 교육의 공정성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 투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상국립대는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현재 대비 약 2배의 재정 확대가 필요한 수준"이라며 "재원 확보 방안의 구체성과 지속성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년도 사업이나 한시적 지원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 중장기적 재정 투입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며 "교부금 배분 방식 수정 등 획기적인 사업 운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요구도 이어졌다.
총장들은 공통적으로 국립대 교원 연봉 체계와 채용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충북대는 "성과 차등 보상 체계 도입과 외국인·산업체 전문가 채용 절차 간소화, 겸직 허용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우수 교원 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인사·보수·행정 규제에 대해 선정 대학에 일괄 특례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원대는 국립대 교원 연봉 상한 특례와 성과급 확대를, 제주대는 성과 기반 연봉 체계와 연구공간·연구장비 지원, 해외 연구자 겸직 허용 등을 각각 요구했다.
한편 9개 거점국립대는 모두 오는 7월 예정된 교육부 공모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학들은 AI, 우주항공, 바이오, 반도체, 에너지, 미래모빌리티 등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모델을 준비하며 우선 선발 3개교 진입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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