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100억 삭감 교육청...현금 살포에 학생 감소 '교부금 감축' 검토하나
현금성 사업 비중 높은 교육청 교부금 감액 확대 검토
학령인구 감소·교육감 선거 선심성 공약에 교부금 손질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교육부가 '현금 살포성' 지출이 많은 시·도교육청의 예산을 최대 100억 원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6·3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교육 수당과 바우처 등 선심성 공약이 잇따르며 '교육 예산이 남아돈다'는 비판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번 움직임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현금성 사업이나 유사·중복 사업 비중이 높은 교육청에 대한 교부금 감액 규모를 현행 최대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초학력과 돌봄, 학생 정신건강, AI 교육 등 직접적인 교육 투자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현금성 사업 확대가 바람직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사업들이 교부금 개편 논의의 빌미로 작용하면서 교육계 전체가 불필요한 비판을 받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재정이 교육의 본질에 집중될 수 있도록 재정 운용 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2024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현금성 지출 비율이 높은 상위 8개 교육청의 교부금을 10억 원씩 감액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 해당 제도는 2025회계연도 결산 이후인 2027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교육부는 해당 감액 규모를 100억 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올해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경우 2026회계연도 결산을 반영해 2028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현금성 공약 논란과 맞물려 추진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는 교육수당 지급, 교통비 지원, 교육바우처 확대, 체험학습비 지원 등 각종 현금성 공약이 경쟁적으로 제시됐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교육청 예산이 계속 증가하면서 교육재정이 본래 목적보다 복지성 사업 확대에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같이 교육청 재정 운용을 둘러싼 논란은 최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구조다. 세수가 늘어나면 학생 수 증감과 관계없이 교부금도 함께 증가한다.
올해는 반도체 경기 회복 등에 따른 세수 증가 영향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규모가 사상 처음 80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초·중·고 학생 수는 올해 처음 50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예산 당국은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한 교부금 개편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국세 연동 방식을 유지하는 대신 '경제성장률'과 '학생 수 변화'를 함께 반영하는 방식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예를 들어 학생 수가 10% 감소하면 경제성장률에 따라 늘어난 예산에서도 감소한 학생 수만큼을 차감하는 구조다. 학생 수 변화가 교부금 규모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되는 셈이다.
교육계는 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전날(11일) 공동성명을 내고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축소하는 것은 교육을 국가의 책임이 아닌 재정 효율성의 대상으로 보는 위험한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생 수 감소가 곧 교육비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교실과 급식실, 도서관, 돌봄교실, 특수학급은 학생 수와 관계없이 유지돼야 하고 냉난방비와 급식비, 안전관리비, 기초학력 지원, 특수교육 비용 등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교육재정이 남아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2026년 교육비특별회계 본예산은 93조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조 원 감소했고 교수학습활동지원 예산은 14.9%, 학교시설개선 예산은 22.4% 줄었다는 설명이다.
교원단체들은 교육청 적립기금도 빠르게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도교육청 적립 기금 규모는 2022년 21조4000억 원에서 올해 3조 원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지방교육세 일몰과 고교 무상교육 국고 부담 축소 등이 현실화할 경우 연간 최대 8조8000억 원 규모의 재정 감소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내국세 연동 구조를 흔드는 것은 공교육의 마지막 안전판을 제거하는 일"이라며 "교육부는 교육재정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보장할 구체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교부금 손질과 관련해 "논의가 진행된다면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교육부는 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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