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6배 증가' 내신 변별력 논란에 평가원 "성취평가 신뢰 높여야"
내신 5등급제 후 평균점수·A등급 비율 상승…변별력 논란 지속
평가원, 모니터링·채점기준 손질 제안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과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에 맞춰 성취평가 신뢰성 강화 방안을 내놨다. 내신 5등급제 시행 이후 전 과목 1등급 학생이 급증하고 학교시험 평균점수도 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거진 내신 변별력 논란을 성취평가 운영 체계 개선이 해소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평가원은 전날(9일) '중등학교 성취평가 질 제고를 위한 신뢰성 확보 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2022 개정 교육과정 시행 등 학생평가 정책 변화에 대응해 성취평가의 신뢰성을 높이고 학교 현장 적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연구진은 성취평가의 주요 영역을 △운영 성과 점검 △평가 결과 산출 △평가도구 개발 등 세 분야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단위학교 성취평가 모니터링 체제 개선과 함께 성취수준 설정 개선, 서·논술형 평가 신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교육계에서 불거진 내신 인플레이션 논란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앞서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일반고 성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2025년 고1의 전 과목 1등급 학생은 4588명으로 전년도 712명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주요 5개 교과 평균점수는 66.9점에서 70.4점으로 상승했고 A등급 비율도 21.6%에서 24.1%로 늘어났다.
교육계에서는 내신 변별력 약화와 성적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학들이 수능최저학력기준 확대와 정성평가 강화 등을 검토하는 배경에도 내신 변별력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교학점제와 성취평가 운영 과정에서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는 제도로 지난해 고1부터 전면 시행됐다. 그러나 과목 선택권 확대에 따라 교사들이 여러 과목을 동시에 가르치고 학생별 이수 현황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으며, 성취평가와 수행평가 운영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서울지역 고교 교사 1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형 고교학점제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7%가 고교학점제 폐지를 요구했다. 시행 이후 어려운 점으로는 '여러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부담'이 78%로 가장 많았고, '평가의 어려움'(75.6%), '수업 시간 조정의 어려움'(64.2%) 등이 뒤를 이었다.
교육과정 운영의 문제점으로는 '고1 1학기 진로 결정으로 인한 어려움과 혼란'(76.4%)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학급 공동체 붕괴로 인한 부적응 학생 증가'(55.3%), '보편 공통 교육 약화에 따른 사회 소양 의식 저하'(52.8%), '행정 업무 폭증'(50.4%) 등의 응답도 적지 않았다.
평가원 연구에서도 '교사들은 성취수준별 분할점수를 설정할 때 적절성을 확신하기 어렵고, 성취수준에 맞는 평가도구를 개발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진은 "성취평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장 지원과 함께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책 제언도 내놨다. 연구진은 '단위학교-시도교육청-국가 수준'의 3단계 성취평가 모니터링 체계 운영을 지원하고, NEIS 내 수행평가 과제정보표 신설과 수행평가 결과 기록 양식 고도화, 성취수준별 분할점수 설정 기능 개선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수행평가와 서·논술형 평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부 훈령과 지침 개정, 성취평가 전문 인력 양성, 학생평가 업무를 고려한 교원 수급 체계 개선도 제안했다.
평가원은 "이번 연구는 성취평가 신뢰성 확보를 위한 1차 연도 연구"라며 "향후 실제 학교 현장에 적용해 적합성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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