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대학 가는 세상"…교육부, 해외 한국어교육 확산 드라이브
베트남 대입에 한국어 공식 반영…콜롬비아선 정규반 신설
해외 한국어반 2777곳으로 1년 새 9.9% 증가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최근 교육부가 해외 한국교육원과 재외공관을 거점으로 한국어교육 확대와 유학생 유치 정책을 동시에 강화하는 모양새다. 베트남 대학 입시에 한국어능력시험(TOPIK) 성적이 공식 반영된 데 이어 콜롬비아에서는 처음으로 정규 중·고교 한국어반이 신설되는 등 한국어가 현지 공교육·대입 체계 안으로 진입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은 최근 해외 현지 공교육 체계 내 한국어 채택 확대와 한국 유학 연계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콜롬비아와 인도 등에서도 한국어교육 협력 확대 논의가 이어지며 한국교육원을 중심으로 한 현지 교육 네트워크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트남이다. 교육부는 베트남 교육훈련부가 장관 결정문을 통해 TOPIK 성적을 현지 대학 입시 외국어 과목 성적으로 공식 인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베트남 학생들은 TOPIK 3급 이상을 취득하면 대학 입시 성격의 '고등학교 졸업시험'에서 외국어 선택과목 시험을 면제받고 환산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베트남은 2020년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데 이어 2021년에는 고등학교 졸업시험 과목에도 포함한 바 있다.
중남미 지역에서도 한국어 공교육 진입 사례가 새롭게 나왔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콜롬비아대한민국대사관과 현지 학교 3곳은 한국어반 신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교육부와 체결했다. 콜롬비아 내 정규학교 한국어반 개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중남미 국가 가운데 중·고교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국가는 과테말라·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에콰도르·파라과이 등 6개국인데, 이번 협약으로 콜롬비아가 7번째 국가가 됐다.
이번 사례는 현지 한국교육원이 없는 국가에서 재외공관과 인접국 한국교육원이 협업해 한국어반을 신설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파라과이한국교육원이 현지 운영 사례를 바탕으로 콜롬비아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들을 설득했고, 주콜롬비아한국대사관이 협의를 지원하면서 성과로 이어졌다.
교육부는 1999년부터 해외 정규 교육과정 내 한국어반 개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지 재외공관·한국교육원과 협력해 학급 운영비와 교재, 교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지원에 실제 해외 한국어반 운영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교육부 지원을 받아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해외 정규 초·중등학교는 총 2777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251곳(9.9%) 증가한 규모다.
한국어반 운영 국가는 같은 기간 46개국에서 47개국으로 늘었고, 학생 수 역시 22만2469명에서 23만6089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 베트남, 필리핀, 브라질, 미국 등에서 증가 폭이 컸다. 최근 5년 기준으로 보면 운영 학교 수는 2021년 1806곳에서 올해 2777곳으로 53.8% 늘었다.
교육부는 이 같은 증가 배경으로 K-컬처 확산과 한국 유학 수요 증가, 현지 한국어 교원 양성, 교재 보급, 한국교육원·재외공관 협력 강화 등을 꼽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한국교육원을 활용한 유학생 유치 전략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교육부는 올해 미국·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 등 12개국에서 총 15회의 한국유학박람회를 운영 중이다. 유학 상담과 장학 프로그램 안내, 현지 학교 연계 설명회 등을 통해 한국어교육과 한국 유학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 4월 시애틀한국교육원 유학박람회에서는 현지 한국어반 학생들을 초청하면서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많은 고등학생 상담이 이뤄졌다. 지난달 열린 인도네시아 유학박람회에는 국내 대학 53곳이 참여했고 현지 방문객은 2350여명에 달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2021년 15만2000명에서 2023년 18만2000명, 지난해에는 25만3000명까지 늘었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단순 문화 홍보를 넘어 한국어를 현지 공교육·대입·유학 시스템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을 한국 대학 유학생과 산업 인재로까지 연계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해외에서 TOPIK을 대입에 활용한다는 것은 한국어와 한국어능력시험의 공신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각국 정부와 협력해 해외 한국어교육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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