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첫 학평, 영어 71%는 교육과정 벗어나…美대학생 수준

사걱세, 3월 학평 분석…수학은 30%가 교육과정 밖
"선행 유도 구조…학력평가도 킬러문항 방지법 적용해야"

올해 첫 전국 단위 모의고사인 2027학년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력평가)가 치러진 24일 전북 전주시 전주솔내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26.3.24 ⓒ 뉴스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지난 3월 고등학교 1학년이 처음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수학과 영어 영역에서 각각 33%, 71%에 달하는 문항이 교육과정 범위를 초과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고1 학평 수학 영역 총 30개 문항과 영어 영역 독해 28개 문항을 분석한 결과 영어에서는 71.4%(20문항), 수학에서는 30.0%(9문항)가 중학교 3학년 교육과정 바깥에서 출제됐다고 27일 밝혔다.

영어 문항은 문장과 단어의 길이, 어휘 난이도, 단어 수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복잡성과 난이도를 살피고 이를 미국 학년 수준으로 환산하는 'ATOS 지수'를 활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모두 20문항이 AR 8학년(미국 중2) 이상 난이도이자 국내 중3 교과서 4종 난이도인 AR 3~7학년(미국 초3~중1)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고난도로 꼽힌 32번 문항은 미국 대학교 1학년 수준(AR 12.63)으로 평가됐다. 해당 문항은 익숙함(familiarity)과 진짜 숙달(true mastery)의 차이를 다룬 지문을 바탕으로 빈칸을 추론하는 문제로, 고1 초반 학생들이 풀기에는 난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지문 평균 난이도 역시 학평은 AR 8.96(미국 중2) 수준인 반면, 중3 교과서는 AR 5(미국 초5) 수준으로 약 3개 학년 격차가 발생했다. 사걱세는 “중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해도 만점이 사실상 불가능한 시험”이라고 주장했다.

수학 영역도 10문항 중 3문항이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평가 방법 및 유의 사항' 기준 위반 문항이 66.7%로 가장 많았고, 성취기준 미준수(13번, 24번), 교수·학습 방법 위반(24번, 25번), 선행학습이 필요한 문항(18번) 등이 포함됐다.

또 성취기준을 세 개 이상 결합한 문항도 4개나 포함됐는데 사걱세는 교육부가 2023년 '킬러문항' 유형으로 지목한 사례와 동일한 구조라고 짚었다. 교육부는 복합 개념을 결합해 과도한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를 배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걱세는 3월 학평의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56점으로 역대 수능 최고치(2020학년도 149점)를 7점 웃돌았다. 평균은 43.31점으로 낮았고, 상위권도 60점 초반에 형성됐다. 영어 평균은 56.80점, 1등급 비율은 4.38%로 적정 수준(6~10%)을 밑돌았다.

사걱세는 "고난도 학력평가는 학생들에게 학교교육만으로는 수능을 대비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며 "결국 사교육 참여로 이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에 발의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킬러문항 방지법)이 수능만을 규율하고 있는 점은 한계"라며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학력평가도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