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에 연고대 넘는 국립대 교육비…사립대 "기울어진 경쟁" 반발

국공립대·시민단체 이어 사립대까지…'서울대 10개' 반발 확산
1인당 교육비 4400만원까지 확대…고려대·연세대 추월 가능성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7~2031학년도 의과대학 학생정원 배정안 사전통지 관련 내용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3.13 ⓒ 뉴스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정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통해 지역거점국립대 3곳에 대규모 재정을 집중 투입하기로 하면서, 등록금 규제에 묶인 사립대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국립대에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면서 사립대에는 등록금 인상 제한을 유지하는 구조가 이어지자 "사실상 다른 조건의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5일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을 통해 일명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에 대한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9개의 거점국립대에 집중투자하기 위해 매년 년 예산을 순증해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누적 4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이를 통해 해당 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현재 평균 2540만원에서 2030년 4400만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일부 국립대의 교육 여건이 현재 연세대(3965만원), 고려대(3315만원) 등 주요 사립대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연구·시설·교원 확보 등 교육 환경 전반에서 사립대와의 격차가 재편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고려되는 문제는 사립대의 재정 구조다. 사립대는 등록금 의존도가 50% 안팎에 이르는 구조지만, 정부는 등록금 인상률을 최근 3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2배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장학금 등 재정지원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사실상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립대가 이처럼 수입 구조는 묶여 있는 반면 국립대에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면서 사립대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져가는 모양새다. 교육비 격차가 확대될 경우 연구 투자와 교육 여건 차이로 이어지고, 결국 우수 학생 유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등록금 규제와 관련해 헌법소원 제기를 준비 중이다. 협의회 사무처장은 이날 통화에서 "로펌과 계약을 체결했고 헌법소원은 진행할 예정"이라며 "총회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대 집중 지원 정책에 대해서도 "등록금은 규제하면서 국립대에는 재정을 투입하고 사립대 지원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구조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고등교육 재정이 국립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사립대와의 '이중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국립대는 국가 재정으로 교육비를 끌어올리고, 사립대는 등록금 규제에 묶이는 구조가 지속되면 사실상 경쟁 조건 자체가 달라진다"며 "결국 대학 체계 전반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공립대 교수단체와 시민단체에서도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두고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연합회 등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거점국립대 가운데 3곳만 선별 지원하는 방식은 대학 간 경쟁만 부추길 수 있다"며 "비거점 국공립대는 참여 기회조차 배제됐다"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역시 "당초 대학 서열 완화 취지와 달리 전략산업 인력 양성 중심으로 정책이 축소됐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정책 방향 자체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의봄은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산업 정책에 치우쳐 교육의 본질적 기능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대학 서열 완화와 교육 공공성 강화라는 목표가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