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스마트폰 중독 심각"…교육계, '에듀 안심폰' 논의 급부상
국회 교육위원장 제안에 교육장관 공감…정책 논의 수면 위
과도한 규제 논란 불가피…기술·보급·현장 수용성도 변수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학습용으로만 제한하자'는 규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이른바 '알파폰(에듀 안심폰)' 도입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면서, 아동·청소년 스마트기기 규제 정책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이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학습 기능만 탑재한 스마트폰을 도입하자는 제안에 대해 "실제 학습에만 사용할 수 있는 대안 스마트폰을 개발할 수 있다면 매우 의미 있는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최근 저학년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이전보다 강한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김 위원장은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초등학교 2학년의 스마트폰 사용 비율은 60%, 초등학교 6학년의 사용 비율은 66%"라며 "스마트폰을 통해 도박이나 마약 거래 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술이나 담배 19세 이상, 드라마도 심지어 15세 관람가 표기해서 청소년 보호하는데 스마트폰 연령 제한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교육부가 이런 문제를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은 스마트폰 대안으로 피처폰을 개발하고 있는데, 한국도 대안폰을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다"며 "우리는 알파 세대를 위한 알파 프로젝트 한번 진행해 보자"고 제안했다.
최 장관은 이에 대해 "의원님께서 아이들의 스마트폰에 의한 왜곡된 현상에 대해서 우려하시는 것에 극히 공감을 한다"며 "AI디지털 시대에 학생들이 스마트폰에 너무 과의존하지 않도록 관리도 될 수 있을 거 같다"고 답했다.
이 같은 논의는 단발성 아이디어를 넘어 최근 교육 현장에서 확산되는 '스마트폰 규제 강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실제 스마트폰 사용이 학생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올해 1학기부터는 초·중·고 수업 중 학생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금지하고 교내 사용 제한을 학칙화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한발 더 나아간 시도도 등장하고 있다. 대안교육기관인 고양발도르프학교는 교실에서 전자기기를 사실상 배제하고 판서 중심 수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 개인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않는다. 필요할 경우에만 가정에서 보호자 지도 아래 제한적으로 기기를 활용하도록 하고, 검색 역시 포털 대신 사전을 활용하도록 권장하는 방식이다.
정책 제안으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인 정성홍 전남교육감 예비후보는 최근 청소년 도박 문제 대응 공약으로 초등학생 대상 '2G폰 지급'을 제시했다. 스마트폰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사이버 도박 유입 경로를 막겠다는 취지다. 실제 광주·전남 지역 청소년 도박 범죄가 최근 4년 사이 약 10배 증가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처럼 '알파폰'은 단순한 기기 개발을 넘어, 스마트폰 자체를 제한하거나 대체하려는 정책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화와 학습 기능만 남기고 게임·SNS·영상 플랫폼 등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기기 활용은 유지하면서도 중독성과 유해 환경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논란도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저학년 스마트폰 사용을 사실상 '미성년자 관람불가' 수준으로 제한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학생의 디지털 접근권을 침해하고, 정보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저학년의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위한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기기 제한이 해법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존 제도와의 실효성 경쟁도 변수다. 이미 학교에서는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 규정이 시행될 예정이고, 가정에서는 학부모가 자녀 스마트폰의 앱 설치나 사용 시간을 통제하는 기능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별도의 기기 도입이 이러한 통제 수단을 넘어서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정책을 다루는 기관 관계자는 "이미 다양한 통제 수단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 규제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현장 부담과 비용 문제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술적·제도적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학습 기능만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기술, 기기 개발 및 보급 비용, 학교 현장에서의 관리 가능성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특히 교사들의 관리 부담 증가나 현장 혼선 가능성도 정책 설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최 장관은 정책 추진의 전제로 사회적 합의를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에 대한 필요성과 우려가 혼재된 상황인 만큼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며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청 등 다양한 주체 간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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