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제동 걸린 중앙대 '파격 입시 실험'…'수시 납치'가 뭐길래
중앙대 '수시 합격해도 포기 후 정시 지원 가능 제도' 시도
교육부 "입시 대혼란 우려" 제동…수험생·학부모 '아쉬움'
- 김재현 기자
(세종=뉴스1) 김재현 기자 = 중앙대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를 2028학년도 대입을 앞두고 이른바 '수시 납치'를 피하는 파격 입학 제도를 내놓았지만 결국 교육부가 입시 혼란을 우려하며 제동을 걸었다. 수험생들은 입시 역전이 가능한 제도인 만큼 반겼지만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중앙대는 지난 9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한 2028학년도 입학전형 계획 설명회에서 'CAU 수능 케어' 도입을 발표했다.
CAU 수능 케어는 수능 성적에 따라 수시 합격을 포기하고 정시에 지원할 수 있는 제도다. 중앙대 다른 학과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도 정시로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중앙대는 올해 고3이 치를 2027학년도 대입부터 일부 수시 논술과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지역균형)에 선제 도입한 뒤 내년에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까지 확대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해당 제도는 수시 납치 우려를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수시 납치는 수능을 잘 봐 정시에서 역전이 가능한데도 이미 지원한 수시에 합격하는 바람에 정시에 지원할 수 없어 사실상 납치당했다는 것을 뜻하는 입시 용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수시 합격 대학 등록을 포기하더라도 당해 정시 지원 기회를 박탈당해 결국 'N수'를 택해야 하는 셈이다. 대입 일정상 수시 전형은 매년 9~11월 진행되고 합격자 발표(최초 합격자 기준)는 12월 초중순에 이뤄지는데, 정시 전형은 이보다 늦은 12월 말~이듬해 1월 치러지는 점도 수시 납치에 한몫한다.
중앙대 입장에서는 파격 실험을 해도 큰 손해가 없다. 지원자 수가 급증해 대학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전형료 이익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대는 해당 제도를 법령이나 대입전형기본사항에 저촉되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시 합격이 확정되지 않도록 원서 접수를 완료하지 않는 방식이다. 대입전형기본사항에 따르면, 접수된 원서(수험번호가 부여된 원서)의 취소는 불가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중앙대는 원서 자체를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제출 서류 미비 등으로 처리하는 방법으로 불합격을 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앙대 파격 실험이 알려지자 교육부는 입시 혼란을 우려해 즉각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수시 합격자의 정시 지원을 막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도입된 건 대입 선발의 안정성과 수험생 혼란을 막기 위한 취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무력화할 경우 대학 내 최초 합격과 추가 합격 사례가 남발될 가능성이 크다. 수시는 수험생 1명당 총 6번의 지원 기회가 있고 정시 지원 기회까지 부여된다면 총 9번으로 늘어난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시에 합격하고도 정시에 지원하는 전형이 허용된다면 최대 9번에 걸친 등록과 등록취소가 반복돼 대학 행정력이 낭비될 것이며 또 그 빈자리를 찾아가려는 수험생 연쇄 이동이 (입학 후인) 3월 이후에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중앙대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공통의 문제"라고 했다.
중앙대는 해당 제도를 철회하는 내용을 담은 2028학년도 입학전형계획 수정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가 중앙대 발표 후 해당 전형계획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고등교육법상 대학별 입학전형계획 발표 시점은 고2 4월 말 확정되는 만큼 최종안 발표 기한은 남아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아쉬움이 크다는 반응이다. 고2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중앙대가 발표한 제도로 정시 역전 기회는 물론 운이 좋으면 수시 상향 지원을 해도 합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뻔했는데 다소 아쉽다"고 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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