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세 주입식 교습 전면 금지한다는데…'기준 모호' 현장 혼란 우려
교육부, 만 3세 미만 주입식 교습 금지…취학 전 아동 1일 3시간 제한
주입식 교습 기준·범위 모호…영유아 학원 변종·폐쇄적 운영 가능성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교육부가 영유아 대상 학원의 영어·언어·수리 등 주입식 교습 금지·제한에 나섰다. 36개월 미만 영유아는 주입식 교습 자체를 금지하고 만 3세 이상 취학 전 아동은 이를 하루 3시간으로 제한하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주입식 교습 기준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현장 혼란 가능성이 있고 과목별로 학원을 옮겨 다니며 3시간씩 교습을 받는 식의 행위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일 교육부의 '영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사교육 강사가 영유아 대상 영어·언어·수리 등 교과목의 지식 주입을 위해 주도하는 '인지교습'을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해당 교습 행위가 과도한 선행 학습으로 인한 발달 저해, 정서적 부담 등을 늘린다고 판단해서다.
36개월 미만에는 영유아 학원에서 이뤄지는 주입식 형태 교습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게 골자다. 만 3세 이상에서 취학 전 아동에는 1일 3시간, 주 15시간 이내 주입식 형태 교습만 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학원법 개정을 올해 하반기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위반 시 제재도 강화한다. 행정적 제재로는 과징금을 신설해 매출액의 50% 이하까지 부과하도록 하고 과태료도 1000만 원 이하까지 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도 받도록 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불법 사교육 신고 포상금도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0만~20만 원 수준에서 최대 200만 원까지 한도를 올릴 예정이다.
한층 강력해진 대책이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인지교습의 기준이 다소 모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인지교습 행위 예시에는 △강사가 숫자 카드를 보여주며 1부터 100까지 순서대로 외우게 하고 틀리면 다시 하게 하는 행위 △'A는 Apple'이라고 칠판에 적고 10번씩 따라 읽게 하거나 알파벳 쓰기 워크북 등을 매일 일정량 채우게 하는 행위 등이 있다.
다만 강사 주도로 노래와 율동을 하며 반복적으로 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하는 행위 등 놀이 중심 교육과 인지교습 간 경계가 애매한 부분도 많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는 현장에서 혼란 없이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지침서나 사례집을 배포해 개념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만 3세 이상에서 취학 전 아동 대상 1일 3시간 초과 인지교습 금지와 관련해서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원을 옮겨 다니며 과목당 3시간 내 교습을 받는 것은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현상이 벌어질 경우 사교육비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학원의 변종 운영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학원인데도 과목별로 법인을 쪼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한 학원에서 영어·수리·언어를 다 배우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강력한 제재가 오히려 학원의 폐쇄적 운영을 부추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오히려 '그들만의 리그'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규제의 한계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영유아 대상 과도한 인지교습은 발달 단계에 맞지 않다는 것에 대해 국가가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것에 의의를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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