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차단에 수업 차질"…경기교육청 지침 충돌에 과잉행정 논란
개학 직후 메신저·클라우드까지 차단…"수업 준비 멈췄다"
'교육부의 학교장 자율권 보장' 명시에도 교육청 일괄 통제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최근 경기도 일부 학교에서 개학 직후 교사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민간 인터넷 서비스가 일괄 차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교육부 지침은 학교 현장의 인터넷 사용을 학교장 자율에 맡기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일부 교육청이 이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차단 정책을 운영하면서 교사들이 고스란히 불편을 떠안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개학 시기였던 지난달 초 경기도 일부 학교에서는 메신저, 민간 이메일, 클라우드 등 교육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까지 차단됐다.
경기도의 한 교사는 "개학 초부터 수업 자료 공유를 위해 사용했던 서비스가 멈추면서 수업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며 "교육청에 문의했지만 보안 지침에 따른 조치라는 설명만 돌아왔고, 사용을 원하면 개별적으로 해제 신청을 하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교육부의 '정보보안 기본지침'은 게임·음란물·도박 등 업무와 무관한 인터넷 이용을 차단하도록 하면서도, 교육현장에는 명시적으로 예외를 두고 있다.
'교육현장에는 단말기 보안(인터넷 사용 대책 등)을 적용하지 아니하며, 학교장이 별도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한 대상도 '업무와 관련이 없는 사이트'로 한정하고 있다. 즉, 교육청이 본청 차원에서 서비스를 일괄 차단한 행위 자체가 지침이 학교장에게 부여한 자율 결정권을 사실상 제한한 셈이다.
논란이 커지자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6일 차단을 해제했다. 그러나 일괄 해제 대신 교사 개인이 신청서를 제출해야 접근을 허용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비판은 이어졌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학교장에 대한 월권행위"라며 "각 교사들에게서 신청서를 받은 것은 과잉 행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강경숙 의원실이 지난달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교육청별 인터넷 차단 정책의 편차는 뚜렷하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 3월, 인천교육청은 2021~2022년, 대전·충북교육청은 2019~2020년에 이미 민간 서비스 차단을 해제했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별도 차단 없이 운영하다가 올해 개학 직후 갑작스럽게 일괄 차단에 나섰고, 제주교육청은 현재까지도 밴드 차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두 교육청 모두 교육부 지침을 '준용'하는 구조인 만큼 지역 여건에 따라 달리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지침과 관련해 "시도교육청은 교육부 지침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이를 기준으로 각 지역 여건에 맞게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라며 "준용이라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지만, 실제 정책 적용에서는 일정 부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달 6일 실행한 서비스 차단 해제 조치와 관련해서는 "예상보다 현장 부담이 크게 나타나면서 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며 "민원과 현장 의견을 반영해 차단을 해제한 것"이라고 했다.
제주교육청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지침을 기본으로 하되, 시도교육청별 보안 정책에 따라 일부 조정해 운영하고 있다"며 "과거 메신저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보안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서비스 차단 정책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 지침도 준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시도 여건에 따라 일부 조정이 가능하다"며 "보안과 교육 편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정책을 계속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강경숙 의원은 이와 관련해 "학교장에 대한 월권행위"라며 "일괄 해제가 아니라 각 교사들에게서 신청서를 받은 것은 과잉 행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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