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후 첫 점검서 인프라 한계 확인…지역의사제 부담 커지나
증원 영향 큰 30개 의대 점검…'전임교원·시설 부족'
지역의사제 앞두고 의대 교육 인프라 구조 한계 확인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반영된 이후 실시된 평가에서 일부 대학의 전임교원과 교육시설 부족 문제가 확인되면서, 의대 증원에 따른 교육 인프라 부담이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2025년 의학교육 평가인증 주요변화평가' 결과 건국대·동국대·한림대가 '불인증 유예' 판정을 받았고, 전북대는 같은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해 재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평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교육 여건 변화를 점검하기 위해 증원 규모가 큰 대학을 중심으로 실시됐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가운데 증원 규모가 10% 이하인 대학을 제외한 약 30개 대학이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증원 추진 이후 실제 교육 환경을 확인한 첫 평가에서 일부 대학의 인력·시설 부족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불인증 유예는 인증 자격은 유지되지만 1년 내 지적 사항을 개선하지 못할 경우 최종 '불인증'으로 전환될 수 있는 단계다. 불인증이 확정되면 해당 의과대학은 신입생 모집이 중단될 수 있다. 유예 기간은 올해 3월1일부터 내년 2월18일까지다.
대학별로 보면 한림대는 기생충학 전임교원 부족, 동국대는 병리학 전임교원 미확보와 임상의학 교수 충원 필요성이 지적됐다. 건국대는 충주병원을 중심으로 임상 분야 전임교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대는 전임교원 부족과 함께 강의실 등 교육 공간 부족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4·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더블링' 상황이 발생하면서 교육 부담이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4·2025학번이 함께 수업을 듣는 상황에서 일부 대학에서 교육 여건의 어려움이 나타난 측면이 있다"며 "증원 이전에도 학생 수가 많았던 대학의 경우 기존 문제가 이어진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결과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제기돼 온 교육 인프라 부족 우려가 실제로 확인된 사례로 해석된다.
정부는 최근 의사 부족 해소와 지역 의료 격차 완화를 위해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해왔다.
특히 2024년 2월 증원 방침 발표 이후 같은 해 5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승인하면서, 전국 의대 모집인원은 전년 대비 1509명이나 늘어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2027학년도부터 도입되는 지역의사선발전형에 맞춰 의과대학별 지역의사 정원 배정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증원분을 모두 지역의사로 선발하기로 하고, 2027학년도 490명, 2028~2031학년도에는 매년 613명을 추가 선발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평가에서 일부 대학의 전임교원과 교육시설 부족 문제가 실제로 확인되면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제기돼 온 교육 인프라 부담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증원 관련 입장문에서 "숫자에 매몰된 결정으로 의학교육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열악한 강의실과 실습 환경에서 질 낮은 교육이 양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의협은 휴학과 군복무를 마친 학생들의 복귀와 증원 인원이 겹칠 경우 '더블링' 현상이 발생해 교육 현장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2027학년도부터 지역의사선발전형이 도입되면 지방 의대는 정원 증가와 지역인재 선발 확대를 동시에 감당해야 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결국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력 확대를 넘어 교수 확보와 교육시설 확충 등 인프라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대학의 교육 여건이 열악한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정원이 확정되는 대로 대학 및 재정 당국과 협의해 교육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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