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대국 10주년…이세돌 "AI로 인간 한계 극복 가능"(종합)

서울대 과학학과 특별대담…"AI가 생산성 양극화 가져올 것"
"AI 보급이 상향평준화 아닌 양극화"…9일 인핸스 AI와 대국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알파고에서 알파폴드까지 : 이세돌–알파고 대국 10주년 기념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편 이세돌 9단은 오는 9일 지난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당시 대국이 열렸던 곳과 동일한 포시즌스 호텔 아라홀에서 인공지능(AI)와 바둑 대국을 펼친다. 2026.3.5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와 겨뤘던 이세돌 9단(유니스트 특임교수)이 "AI 없이 인간의 순수 능력으론 이제 한계가 있다"며 "한계에 봉착한 인간이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단 점에서 AI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5일 밝혔다.

서울대 과학학과와 한국과학기술학회는 이날 오후 서울대에서 '이세돌-알파고 대국' 10주년을 맞아 특별 대담을 열고, 이세돌 9단과 함께 AI가 인간에게 갖는 의미를 조명했다.

이세돌은 "인간은 현재 AI를 만드는 데 엄청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왜 이를 만드는지 본질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신약·노화·에너지·우주 등 여러 목표와 난제 해결을 위해 AI에 투자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앞으로의 주요 경쟁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세돌은 "바둑의 경우 AI 보급으로 실력의 상향 평준화가 아닌 양극화가 심해지는 중"이라며 "AI를 잘 활용하는 상위 랭커와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활용하지 않은 바둑 기사들은 전부 사라지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며 "바둑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산업 전체에서도 바둑계와 같은 일이 일어날 거로 본다"고 경고했다.

다만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을 돕는 도구로서 과학의 진보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특히 정해진 규칙이 없는 자연 현상과 난제를 푸는 과정에서 AI의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다.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알파고 대국 이후 딥마인드 연구진이 단백질 구조 예측이라는 난제에 도전한 사례를 들었다. 이를 발전시킨 알파폴드 연구는 2024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석 교수는 "과학자는 시대에 따라 축적된 과학기술 문명에 기반해서 더욱 발전한다. 새로운 실험 도구가 발견되면 그로 인해 매우 큰 점프 발전이 일어난다"며 "AI도 그런 관점에서 과학적인 실험 도구다. 어떻게 보면 특별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 발전의 폭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가 사람의 이해 능력을 능가하는지는 아직 의문"이라며 "AI를 만들고 훈련하는 게 사람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열린 영역을 탐구하기 위해선 AI와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6년 3월 서울 중구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알파고에 1승 4패로 진 이세돌은 이달 9일 같은 장소에서 다시 AI와의 대국에 임한다. 이번 이세돌의 상대는 '에이전틱 AI' 스타트업 인핸스가 개발한 AI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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