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유학 우려'에 지역의사제 요건 강화…바뀐 의대 입시 전망은
중학교도 지방 의대 소재 광역권 졸업해야…당장 2027 대입부터 적용
지방 의대 소재지 출신 유리…"혼란 줄이려면 기존 입시 전략대로"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정부가 이른바 꼼수 지방 유학과 의대 입시 쏠림 우려를 부른 지역의사제 전형 지원 요건을 한층 강화하자 입시 현장이 어수선해지고 있다.
예비 의사를 꿈꾸던 상당수 학생의 의대 입시 새 통로가 사실상 막히면서 대입 설계 방향을 다시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지역의사제 전형 지원이 가능한 지방 의대 소재 광역권 출신 우수 학생의 기회는 많아지지만, 지원 가능 인원이 대폭 줄어 해당 전형 경쟁률이 예상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역의사제 전형 요건을 강화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지역의사제법) 시행령 수정안을 오는 6일까지 재입법예고했다. 지역의사제 전형은 지방 의대 졸업 후 해당 지역에 남아 최소 10년간 필수·공공의료 분야에 의무적으로 근무할 지역의사를 뽑는 입시전형으로 의대 입시 새 통로로 불린다.
이번 시행령 수정안은 지역의사제 전형 선발 인원 전원을 해당 의대 소재 광역권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으로 채워야 한다는 게 골자다. 특히 출신 중학교 소재지는 '비수도권'에서 의대 소재지와 인접지역인 '광역권'으로 손질했다.
예컨대 전남대 의대 지역의사제 전형에 지원하려면 중·고교 6년간 모두 광주·전남·전북에서 나와야 하는 셈이다. 앞선 입법예고에서는 비수도권 중학교 어느 곳을 졸업해도 고등학교만 의대 소재 광역권에서 나오면 지원할 수 있었다.
적용 시점도 대폭 앞당겼다. 당초 2033학년도 입시에서 당장 현재 고3이 치를 2027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된다.
이번 시행령 수정안은 꼼수 지방 유학과 의대 입시 광풍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의사가 되기 위해 입학이 좀 더 유리한 지방으로 이사를 하는 게 나고 자란 지역에 머물며 봉사할 지역의사 양성 취지에 사실상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입시 현장에서는 지역의사제 전형 지원이 가능하면서도 서울에 인접한 경기·인천 일부 지역이나 관내 고교 수가 적어 합격에 유리한 지역이 의대 학군지로 급부상하며 지방 유학 수요가 감지되기도 했다.
지역의사제 전형이 도입되는 32개 의대(서울권 제외)는 정원 총합의 최소 10% 이상을 해당 전형으로 선발해야 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2027학년도 의대 증원분 490명과 지역 요건 등을 감안했다.
입시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지역의사제 전형 지원 요건이 바뀌면서 상당수 의대 지망 학생·학부모들의 입시 새 통로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내년 자녀 고1 진학을 앞두고 지역의사제 전형 지원 가능 지역인 경기 구리시로 이사를 고민했던 학부모 A씨는 "원래 자녀가 서울 주요대 자연계열 학과 진학을 꿈꿨지만 지역의사제 전형 도입에 따라 의사가 될 확률이 커지면서 진로를 틀었다"며 "갑자기 하나의 입시 통로가 막히게 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번 변화에 따라 지방 의대 소재·인접지 중·고교 출신 우수 학생이 상당히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방 의대 소재·인접지 중·고교 출신 우수 학생들은 지역의사제 전형은 물론 기존 일반전형·지역인재전형까지 3가지 의대 입시 트랙을 모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예비 의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지역의사제 전형 경쟁률은 예상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소장은 "입법예고 때보다 훨씬 조건이 까다로워진 만큼 이를 충족할 학생도 많지 않을 것"이라며 "각 의대가 총정원의 10% 이상을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뽑아야 해 선발 규모가 예상보다 커진 것도 경쟁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사제 전형은 당장 적용되는 큰 입시 변화이지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 소장은 "수험생들은 지역의사제 전형 도입 전부터 준비했던 대로 입시 전략을 유지하는 게 혼란을 줄일 현명한 방법"이라고 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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