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청년 취업 졸업 3개월이 '골든타임'…중·고생 30% "안 행복해"

KEDI '고졸 청년 일자리' '중고등학생 행복유형' 분석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고졸 성공 취업·창업 페스타'에서 학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다. 2025.9.1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졸업 전후 3개월이 고졸 청년 취업의 '골든타임'으로 드러난 가운데 고등학교 입학 초기부터 진로선택과 계획을 조기에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중·고교 학생 27.87%는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3일 KEDI 브리프 제20호·21호 발표와 함께 진행한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설명회는 '고졸 청년의 첫 일자리 이행 양상과 교육적 지원 방안', '중·고등학생들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KEDI는 고졸 청년의 취업은 졸업 직전부터 약 3개월 이내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며 이후에는 취업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시기를 놓치면 비정규·저임금 일자리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는 한국교육종단연구(KELS 2013) 6~10차(2018~2022년) 조사자료를 활용해 2021년 2월 고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792명의 경로를 추적했다.

그 결과 상용직·4대 보험 가입·중위임금 60% 이상 등의 조건에 맞는 '괜찮은 일자리'에 취직한 고졸 청년은 가정 배경이나 인지적 성취보다도 고교 시절의 진로교육과 취업 준비도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KEDI는 이에 따라 △고1부터 체험 중심 진로교육 강화 △고2 초 진학·취업 트랙 구분 운영 △직업계고·일반고 간 위탁 직업교육 확대 등을 제안했다.

금종예 KEDI 연구위원은 "고등학교 신입생 시기 진로교육 강화, 고졸 취업 트랙 학생에 대한 실무 취업역량 강화를 제안한다"며 "특정 시점에 학생들이 졸업 후 진학 또는 취업 여부를 선택하게 해 이후에는 두 트랙을 구분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우리나라 중·고생의 28.7%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인 '유데모니아' 관점에서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1200명의 삶을 분석하자 학생의 삶은 자기실현 추구형(17.6%), 평균 집단형(53.6%), 내재가치 상실형(10.5%), 심리적 불만족형(18.2%)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이 중 내재가치 상실형과 심리적 불만족형을 합친 28.7%가 '행복하지 않은 학생군'으로 분류됐다.

행복한 삶을 사는 학생은 대체로 남학생이면서 가정 경제수준이 높고, 희망직업이 명확한 경우가 높았다. 반면 행복하지 않은 학생은 가정 경제 수준이 낮고 희망직업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학업성취와 삶의 의미 수준도 행복 유형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자기실현 추구형 학생의 학업성취·삶의 목적의식이 가장 높았고 심리적 불만족형 학생은 가장 낮았다.

이희현 KEDI 박사는 "학생의 행복과 웰빙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등한시돼 왔다"며 "교육정책의 목표를 학생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교육으로 삼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교육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