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린이집 통학버스 30% 줄었는데 사고는 4배 늘어

사고 5년 내내 증가세…점검은 10대 중 1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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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최근 5년간 전국 어린이집·유치원 통학버스 수는 줄었지만 사고 건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집 통학버스는 차량 수가 30% 가까이 감소했음에도 사고는 4배 가까이 늘어 안전관리 부실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 힘 의원실에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폐원 등 이유로 어린이집 통학버스는 2020년 2만 1866대에서 2024년 1만 5461대로 29.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치원 통학버스는 9164대에서 8624대로 5.9% 줄었다. 올해 8월 기준으로도 어린이집은 1만 4462대, 유치원은 8203대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사고 건수는 반대로 늘었다. 어린이집 통학버스 사고는 △2020년 14건 △2021년 19건 △2022년 24건 △2023건 25건 △2024년 54건으로 5년 사이 4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8월까지도 22건이 발생했다. 유치원은 2020년 사고가 한 건도 없었고 △2021년 2건 △2022년 3건 △2023년 7건 △2024년 1건을 기록했고 올해 8월 기준으로도 1건 발생했다.

사고 유형을 보면 어린이집·유치원 모두 차량 내부에서 발생한 '내부 사고' 비중이 가장 높았다. 내부 사고는 차량 내에서 발생한 모든 사고를 의미하며, 외부 충돌이더라도 차량 내부 물체에 부딪힌 경우 중복 집계될 수 있다. 어린이집 통학버스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사고 중 절반 이상이 내부에서 발생했다. 유치원은 2020년 이래로 모든 사고가 내부에서 발생했다.

사고 예방을 위해 교육부는 올해부터 경찰청으로부터 '어린이통학 차량 합동점검' 사업을 이관받아 실시하고 있으나 점검률은 여전히 낮다. 올해 상반기 점검은 어린이집 전체 차량 수 1만 5461대, 유치원 8624대를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점검률은 어린이집 14.6%(2268대), 유치원 5.1%(442대)에 그쳤다. 전체 평균을 따져보면 10대 중 1대꼴인 11.3% 수준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통안전공단 광역당 인원이 2~3명에 불과한 상황이기에 1년 목표를 10%로 잡고 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전체 차량 수가 방대하다는 점을 고려해 연간 2회 선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합동점검 후 문제 발생 시 2개월 내 시정조치하도록 하고 이후 조치미비 시 행정처분까지 할 수 있다.

한편, 어린이집 통학버스 운영 현황은 영유아보육법 제49조의 2에 따라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을 통해, 유치원은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등 관련 시행령에 따라 '유치원 알리미'에 매년 공시되고 있다. 운행 차량 수, 신고 여부, 승차 인원, 안전교육 이수 여부 등이 공개 대상이다.

정성국 의원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통학버스 대수는 매년 줄고 있지만, 안전사고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인력 충원과 합동점검 확대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