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성년자 유괴 사건 173건…피의자 10명 중 3명 영장 기각

서울 광진구 양남초등학교 입구에서 경찰들이 예방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2025.9.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광진구 양남초등학교 입구에서 경찰들이 예방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2025.9.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조수빈 기자 =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유괴 사건이 올해에만 17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국회 행전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8월 전국에서 만 18세 이하를 상대로 벌어진 약취·유인 사건은 총 173건으로 집계됐다. 미수에 그친 사건도 75건이나 됐다.

올 8월까지 일어난 전체 유괴·유괴 미수 사건(318건)에서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비율은 77.9%에 달했다. 올해 통계에선 미성년자 피해자의 구체적인 연령대에 대한 정보는 제외됐으나, 앞선 통계를 감안하면 올해도 초등학생 피해자가 가장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피해자 연령대를 보면 초등학생(만 7∼12세)이 130명으로 가장 많았다. 6세 이하(66명), 13∼15세(39명), 16∼18세(27명)이 뒤를 이었다.

미성년자뿐 아니라 전 연령대의 유괴·유괴미수 피해도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이다. 2022년 유괴 사건은 274건(미수 99건)이었다가 2023년 329건(미수 140건)으로 급증했다. 작년에는 302건(미수 111건)으로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300건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역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같은 유괴·유괴 미수 사건 증가세에도 피의자가 구속되는 사례는 오히려 줄었다. 2020년 5.6%에 불과했던 유괴·유괴 미수 혐의 피의자 구속영장 기각률은 차츰 높아지다 지난해에는 30.0%로 뛰었다. 앞서 서울 서대문구에서 귀가하던 아동들을 납치하려던 일당의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한편, 유괴·유괴 미수 사건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장소는 거주지 인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101건의 사건이 아파트(58건), 다세대·연립주택(20건), 단독주택(15건) 등지에서 벌어졌다. 보도나 골목길 등 도로에서 일어난 유괴·유괴미수 사건도 58건을 기록했다. 학교, 어린이집, 유치원 근처에서는 17건의 유괴·유괴 사건이 발생했다.

위성곤 의원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유괴가 학교 주변뿐 아니라 아파트와 주거지 인근에서까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통학로와 거주지까지 아우르는 촘촘한 안전망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c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