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만 12번째' 일반고 전환…입지 좁아지는 자사고, 왜
대광고, 내년부터 일반고 전환…자사고 입학경쟁률 매년 하락
학령인구 감소·대입개편 여파…최교진 임명 땐 입지 더 불확실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서울 동대문구 소재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인 대광고등학교가 내년부터 일반고가 된다. 서울 자사고 중 일반고로 전환하는 사례는 이번이 12번째다.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는 핵심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입제도 개편 영향 때문이다. 향후 미래는 더 불투명하다. 자사고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던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되면 자사고 입지는 더 쪼그라들 수 있다.
2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광고는 내년 3월 새 학기부터 일반고로 바뀐다. 최근 교육부 동의 절차 등을 거쳐 일반고 전환을 최종적으로 확정 지었다.
이에 따라 대광고는 △동양고(2012) △용문고(2013) △미림여고·우신고(2016) △대성고(2019) △경문고(2020) △동성고·숭문고·한가람고(2022) △장훈고(2023) △이대부고(2025)에 이어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한 자사고가 됐다.
대광고의 일반고 전환은 예정된 미래였다.
2020년 경쟁률 1.00대 1이던 대광고의 입학 경쟁률은 △2021년 0.77대 1 △2022년 0.78대 1 △2023년 0.88대 1 △2024년 0.60대 1 △2025년 0.46대 1로 추락했다. 최근 5년간 미달 사태가 이어지며 모집난을 겪었다.
단순히 대광고만의 위기가 아니다. 종로학원의 '2025학년도 특수목적·자사고 입시 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국 31개 자사고의 전체 지원자는 1만 3745명으로 전년보다 493명(3.5%) 줄었다.
명문 자사고로 꼽히는 서울 강남 휘문고의 경쟁률은 1.15대(2024학년도) 1에서 전년도 0.67대 1로 크게 꺾였다. 지난해 수능 만점자를 제출한 세화고 경쟁률도 같은 기간 1.30대 1에서 0.91대 1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자사고 쇠퇴는 학령인구 감소를 기저에 깔고 있다. 학생 수 자체가 줄어들면 자사고에 지원자나 입학생이 감소한다. 덩달아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재정 상황 악화로 이어져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고의 이점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자사고는 그동안 9학점가량 자율적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해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도움을 주며 입시 실적을 내왔다. 하지만 일반고도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면서 자사고의 매력이 떨어졌다.
2028학년 대입제도 개편에 따라 내신 5등급제가 도입되면서 자사고에 불리한 환경이 된 점도 한몫했다. 내신 등급제는 현재 고1부터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었다.
그동안 성적이 비교적 우수한 학생이 많은 자사고에서는 2~3등급을 받아도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1등급 범위(상위 10%)가 종전 2등급 수준으로 확대돼 오히려 자사고 내 1등급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입시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실질적으로 상위권 주요 대학을 진학하는 데 내신 불이익이 커졌다고 예상하면서 자사고 지원 기피로 이어지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향후 자사고 입지는 더욱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최 후보자가 줄곧 자사고 폐지를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최 후보자가 몸담았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육 시민단체도 연일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학부모 입장에선 자녀의 자사고 입학을 꺼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임 대표는 "이런 흐름대로라면 남은 학교도 일반고 전환을 선택하는 학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대광고의 안정적 전환을 위해 학교·학부모·교육청이 함께 일반고 전환 협의체를 운영하고, 2년간 총 20억 원의 전환지원금을 제공한다. 지원금은 등록금 감면, 교직원 인건비, 학교·교육과정 운영비 등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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