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키오스크 못쓰는 성인 350만…60세 이상은 10명 중 2명
교육부, 첫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 결과 발표
나이·학력·소득 영향 미쳐…앱 활용 미흡 17.7%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우리나라 성인 100명 중 8명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기술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 수·발신 정도만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도 앱을 활용해 길 찾기나 은행 앱을 통해 송금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등 앱을 이용하더라도 이를 수월하게 수행하지 못하는 성인은 전체의 17.7% 수준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제1차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는 우리나라 성인의 디지털 문해능력 수준을 파악하고 관련 정책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전국 18세 이상 성인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표본조사다.
성인의 디지털 기기·기술 이해 및 활용 능력에 대한 국가 수준의 현황 파악 요구가 커지자, 2023년 측정 도구 개발과 시범조사를 거친 뒤 지난해 본 조사가 처음으로 실시됐다.
디지털 문해능력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 영역은 △디지털 기본 활용 △디지털 정보활용 △디지털 의사소통 △디지털 안전 △디지털 기반 문제해결 등이다. 결과는 수준 1~4로 구분했으며, 낮을수록 디지털 문해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문해능력 수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에 대한 기본적 이해·경험이 부족하며 일상생활에서의 기본적인 디지털 기기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수준 1' 성인은 전체의 8.2%(약 350만 명)로 나타났다. 이들은 디지털 기기의 앱이나 기술을 사실상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수준 1' 성인 비율을 특성별로 보면 여성(10.0%)이 남성(6.3%)보다 많았다. 또 나이가 많을수록, 학력이나 소득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았다. 60세 이상 성인 10명 중 2명(23.3%), 중학교 졸업 학력 이하 성인 10명 중 3명(34.6%), 월 가구 소득 300만 원 미만 성인 10명 중 3명(25.9%)이 디지털 이해도나 경험이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기본적인 이해와 기기 조작이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에 활용하기에는 미흡한 '수준 2' 성인은 전체의 17.7%(약 758만 명)로 집계됐다. 디지털 기기의 앱이나 기술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활용하는 데 지원이 필요하거나 도움이 없을 땐 시간이 걸리는 수준이다.
물론 비교적 디지털 이해도가 높은 성인들이 더 많았다. 디지털 기기나 기술을 활용해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비판적으로 안전하게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수준 3' 성인 비율은 21.4%(약 918만 명), 디지털 기기나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해 일상생활에서의 다양한 문제를 원활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 4' 성인은 52.8%(약 2266만 명)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디지털 교육 경험 실태, 디지털 활용 태도 등 실태조사도 함께 진행됐다.
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이 디지털 기기를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목적으로는 '가족, 친구, 지인들과의 연락'이 97.0%로 가장 높았다. '일상생활 정보검색'(84.8%), '유튜브 시청 등 여가활동'(84.4%), '온라인 쇼핑, 전자결제'(70.8%) 등 일상생활 속 다양한 영역에서도 디지털 기기가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성인의 40.4%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경험(자주 또는 종종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60세 이상은 77.7%가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하는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인 대상 인공지능(AI)·디지털 평생교육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지난해 신규 도입된 찾아가는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 '한글햇살버스'를 확대해 문해교육 접근성이 낮은 성인도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쉽게 디지털 기기·기술 활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민간기업, 공공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은행, 매장 등 학습장을 확보하고 실제 일상에서 활용되는 디지털 기기·기술에 대한 다양한 현장실습과 체험도 제공할 예정이다.
저소득층 성인 및 노인(65세 이상) 대상 평생교육이용권 지원, 30세 이상 성인 대상 디지털 평생교육이용권(AID 커리어 점프패스)도 지원하기로 했다. '평생학습도시'를 통해 지자체가 지역별 여건에 따른 인공지능(AI)·디지털 관련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민들이 자신이 원하는 디지털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이번 제1차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를 계기로 디지털 기기·기술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성인의 규모와 특성에 대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교육부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디지털 기기·기술에 친숙하지 못한 성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일상생활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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