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 Ⅱ유형 못 받아도 좋아…등록금 인상 대학 늘었다

137개교 중 19곳 인상 결정…법정 인상 한도 확대 영향
대규모 사립대도 인상 나서…벌써 작년 17곳보다 많아

조선대학교 본관 전경. /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4년제 일반대학 19곳이 올해 학부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고물가로 올해 법정 등록금 인상 한도가 확대되면서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을 포기하고 등록금 인상을 택한 대학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각 대학이 공개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회의록을 종합하면, 현재 137개 4년제 일반대학 가운데 19개교가 올해 학부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등록금을 확정한 4년제 대학 중 13.9%가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117개교(85.4%)는 등록금을 동결했고, 인하한 대학은 청주대(0.7%)뿐이다.

지난해에는 총 193개교 가운데 17개교(8.8%)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아직 모든 대학이 등심위 결과를 공개한 것이 아닌데도 벌써 지난해보다 많은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확정했다.

등록금 인상 대학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지난달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대학 총장 10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6.5%(27명)가 '올해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학이 줄줄이 등록금 인상에 나선 것은 사립대학의 재정 여건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09년부터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을 펴고 있다. 2012년부터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물가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법정 등록금 인상 한도가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등록금을 인상했을 때 수입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받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올해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는 5.64%로 역대 최고치다.

올해 학부 등록금 4.9% 인상을 결정한 조선대의 경우 약 60억원의 재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금을 동결해 국가장학금 Ⅱ유형으로 받는 22억원보다 약 38억원이 많다. 김춘성 조선대 총장은 "사립대로서 교육부 눈치를 보고 있지만 (등록금 동결을 지속하기엔) 한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교육대학을 8곳을 포함해 소규모 대학 위주로 등록금을 인상했으나 올해는 대규모 대학도 줄줄이 등록금 인상에 나섰다. 대구 계명대와 광주 조선대, 부산 경성대와 동의대 등이 잇따라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모두 지역에선 대표적인 사립대다.

지난해 등록금을 3.95% 인상한 부산 동아대는 올해 1학기 등록금은 동결했지만 2학기에는 전년 대비 5.5% 인상할 계획이다. 교육대학은 올해는 모두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방 사립대와 달리 서울 지역 대학은 대부분 올해도 동결 정책에 동참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