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대입 반영 의무화에…"감점 폭 어쩌나" 고민 빠진 대학들

정성평가·감점제 등 거론…"대학마다 입장 다양"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 2023.4.1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이른바 '정순신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이달 말까지 2025학년도 전형계획을 내놓아야 하는 대학들이 14일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앞서 정부는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 가해학생의 학폭 기록 보존기간을 연장하고 대입 정시전형에도 이를 반영하도록 했다.

단 이는 현재 고교 1학년생들이 치를 2026학년도 대입부터 반영된다. 대입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사전예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분위기와 정부 정책에 호응해서 아마 대학들이 많이 개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당장 내년부터도 대학 자율로 반영이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은 부작용이 없는 적정 수준을 전제로, 교육부의 방침을 반영할 방법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서울 A대학의 입학처장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지원자격 자체를 막는 것은 어렵다. 학폭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처분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 감점제보다는 학생부를 활용한 정성평가 형태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뉴스1에 말했다.

이 입학처장은 "비슷한 사안인데도 교육청마다 학폭 처분이 다른 경우가 있어 이 결과만 가지고 평가를 하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며 "해당 고교에 질의를 해서 정확한 사인을 파악한 다음 정성적으로 반영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고교에서 바로바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체계도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현재의 감점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은 수능 성적에서 최대 감점(2점)을 받고서도 정시를 통해 서울대에 진학했기 때문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아예 지원을 못하게 할 수는 없으니 사실상 불합격에 가까울 정도로 감점을 많이 주는 방법이 고려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각 대학들로선 일단 내부적으로 기준을 만든 뒤 다른 대학과 저울질하는 순서로 진행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B대학 입학처장은 "학교마다 입장이 다 다르다"며 "정부에서 2026학년도부터 필수로 반영하라고 했으니 아마 올해와 내년도 입시에서 적용해보는 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교육부는 대학들도 대입에서 학폭 조치사항을 반영하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추후 긴밀하게 협의한다는 입장이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