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고등교육 재정 확충'이 1순위…규제 완화해야"(종합)

대교협, 대학총장세미나…황홍규 "교육부, 결단 내려달라"
"대학, 국가·사회요구 부응해야…탄력적 교육체제 마련도"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 모습. ⓒ 뉴스1 DB

(서울·대구=뉴스1) 양새롬 서한샘 기자 = 전국 대학들은 '고등교육 재정 확충'을 대학의 희망사항 1순위로 꼽았다. 이어 '대학 등록금 동결 개선', '대학 평가 개선', '대학 규제 개선 및 자율성 확보'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한 황홍규 서울과기대 초빙교수는 23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주최 하계 대학총장세미나 기조강연에서 "대교협이 40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교수는 "첫 번째 개선요청 및 건의사항은 정부 주도의 획일적 평가를 중단하고 사업별 지원을 포괄적 지원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이 돼있기 때문에 관련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데 소급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먼저 시행 중인 3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 관련 규제 폐지 또는 완화를 언급했다. 진단 탈락 대학을 구제해 법률 근거 없이 차별 받은 해당 대학 학생을 구제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부 재정 지원 사업 관련 규제 완화를 언급하면서 "교육부 차관님과 공무원들이 용기 내서 새 정부에서 규제 완하하겠다고 했으니까 그 약속을 이행하는 결단을 스스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렇지 않으면 새 정부 교육부도 계속 규제 관리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과 함께다.

아울러 국가장학금 Ⅱ유형 참여 조건의 조정도 주장했다. 등록금 동결·인하, 교내장학금 유지·확충 조건을 '법정 책정권 내 결정', '교내장학금 학부등록금 수입의 10% 이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은 정부가 추진한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으로 인해 2009년부터 14년째 사실상 묶여있다. 정부는 등록금을 동결·인하하는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지원해왔다.

황 교수는 "관련 규정에서는 법정 등록금 인상 범위를 벗어났을 때 행·재정 제재를 하게 돼 있는데 Ⅱ유형과 연계해 사실상 규제되고 있다"며 "더 건설적인 곳에 써야할 에너지가 여기에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등교육법과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을 준수하는 한, 대학 자치의 원칙에 따라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형식적 합법성에 치우친 감사 운영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청도 했다. 대학이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하는 데 많은 장애가 있는 만큼 대학을 행정기관으로 보는 관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법률에 근거한 대학에 대한 장기 재정 투자 보증도 촉구했다. 황 교수는 "많은 학생들이 계속 지원되리라는 보장이 없어 지방대 선택을 기피한다"며 "법률에 근거해서 장기적, 안정적 투자가 이뤄지길 강력하게 희망한다"고 했다.

황홍규 서울과기대 교수. 2021.5.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반대로 대학을 향한 제언도 있었다. 먼저 대학이 학교 운영에서 학교, 학과, 모집단위, 교직원의 이해관계보다 학생, 국가 및 지역사회의 요구를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고 했다.

또 대학이 '자율 결정, 자율 책임' 체제를 마련하고 운영해야 하며, 대학 스스로 행정기관의 틀에서 벗어나 자체 규제 점검 및 시정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학생 교육에 직접적 책임감을 갖고 학생들의 진로와 취업에 도움을 주는 선택 전공을 적극 개설하라고 주문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인재양성' 계기에 탄력적 교육체제 마련도 강조했다.

황 교수는 재학생 대상으로 '산업 수요 선택 전공'을 개설하고, 학·석사 통합 과정 개설 등의 방법을 언급했다. 이 경우 전임교원 확보기준 적용이 제외되고, 다른 직업교육훈련기관에 위탁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졸업자에게 학점, 전공단위 편입학 기회를 제공하고 출신교 및 타교 편입학을 허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수료증(나노 디그리)을 발급해주거나 성적 증명서, 학위증서에 추가로 기재해주는 식이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수도권 중심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황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방대학 발전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대학 입장에서 선택 전공을 개설해서 어떻게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지를 잘 구상해서 교육부에 잘 얘기하면 채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황 교수는 이밖에 "교육부의 몸을 가볍게 해야 한다"면서 교육부에서 고등학교 이하 업무를 지방교육협력협의회에 넘겨 공동관장하고, '교육인재개발부'로 재편하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