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초 3선 교육감' 되자마자 다시 재판 받는 조희연
해직교사 부당특채 의혹 관련 공판 오늘부터 속행
뒤바뀐 서울시의회·구청장 정치 지형 변화도 암초
- 권형진 기자,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서한샘 기자 =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직선제 도입 이후 서울에서 최초의 '3선 교육감'이 됐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조 교육감은 이번 선거에서 40%도 안 되는 득표율(38.1%)로 당선했다. 재선(46.6%) 때는 물론 초선(39.1%) 때보다 득표율이 낮다. 조전혁(23.5%) 박선영(23.1%) 후보의 득표율은 합계 46.6%로, 두 사람이 단일화했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선거였다.
당장 3일부터 재개되는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 재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조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해직교사 4명을 포함한 5명을 부당하게 특별채용했다는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4월15일과 22일 두 차례 열렸던 공판이 지방선거 기간 중단됐다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속행된다. 조 교육감이 피고인 신분으로 직접 출석한다. 오는 24일에도 공판이 예정돼 있다. 선거법 위반이 아니어서 금고 이상의 형만 선고되지 않으면 교육감 직위를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조 교육감 측은 최대 벌금형을 예상하지만 3기 임기 출발부터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조 교육감은 이번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서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검찰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검찰이 마지막으로 수사하는 선거 수사여서 조 교육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조 교육감은 2014년 6월 재선에 성공한 이후에도 같은 해 12월 공직선거빕 위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불안하게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바 있다. 그때는 다행히 2016년 12월 대법원에서 선고유예가 나면서 교육감 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을 둘러싼 정치환경의 변화도 3선 출발을 앞둔 그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 자치구와 협력사업이 많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을 비롯해 무상급식, 입학준비금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교육청과 서울시, 자치구가 예산을 분담해서 사업을 진행한다.
이전까지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24개 자치구 구청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다. 서울시의회도 전체 110석 중 102석을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차지했다. 조 교육감에겐 각종 사업을 추진할 때 든든한 우군이 됐다.
6·1 지방선거 결과 완전히 바뀌었다. 25명 구청장 중 17명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민주당 소속 구청장은 8명에 그쳤다. 시의원도 비례대표를 포함해 국민의힘 소속이 76명, 민주당 소속은 36명이 당선됐다. 조 교육감 입장에서는 '여소야대'이고 오세훈 서울시장 입장에서는 '여대야소'가 됐다. 이번 선거로 조 교육감과 오 시장의 처지가 서로 바뀌었다.
실제 조 교육감은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오 시장이 당선된 뒤 올해 서울시 예산을 짜는 과정에서 혁신교육지구사업 예산 등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서울시의회와 갈등을 빚던 오 시장이 시가 부담하던 혁신교육지구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 시의회 논의 과정에서 예산이 일부 회복됐지만 결국 부족한 예산은 교육청이 메워야 했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가 끝난 후 전날(2일) 첫 출근하면서 당적이 다른 구청장과도 협치를 강조했지만 정치 지형 자체는 조 교육감에게 불리한 구도다. 조 교육감은 전날 출근 후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과는 지난 1년 동안 유치원 무상급식, 입학준비금, 자가진단키트 등 협력할 것은 과감하게 협력했다"며 "열린 태도로 대결할 일이 있으면 대결하고 협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석열정부 출범으로 정책 추진 환경도 험난하다. 정부와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조 교육감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국제고 폐지 문제가 대표적이다.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윤석열정부의 기본 방향은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한 외고·자사고·국제고를 존치하는 것으로 잡고 있다.
조 교육감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조 교육감은 그동안 공교육 살리기, 일반고 살리기 정책 등을 꾸준히 펼쳐왔지만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성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 고민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조 교육감은 '더 질 높은 교육'을 공약으로 강조했다. 그동안 추진했던 정책들을 한 단계 질적으로 발전시키면서 현장의 체감도를 높이는 것도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이번 선거는 솔직히 (보수후보들이 단일화를 하지 못해서) 선거 공학적으로 이건 것이지 조 교육감이 어떤 새로운 가치와 어젠다를 제시하고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는 측면에서는 조금 약했다"며 "이제부터라도 그걸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사고 문제만 해도 그렇다. 송 위원은 "외고, 자사고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교육감으로서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냐는 또 다른 문제"라며 "3선 교육감이라면 '외고, 자사고 문제는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에 맡기자'와 같은 정책 수단 측면에서도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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