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후보들, 과거와의 싸움 하고 있어…더 비교육적"
[인터뷰] "팬데믹 이후 교육대전환 선도할 리더 필요"
"자사고 문제, 초심 지킬 것…국가교육위서 조율해야"
- 권형진 기자,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양새롬 기자 =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최초의 3선 서울시교육감'에 도전하는 조희연 현 교육감에겐 '조희연의 적은 조희연'이라는 지적이 따라붙는다. 2018년 재선 도전 때는 '한걸음 더'를 호소할 수 있었지만 8년이 지난 지금은 다르다. 8년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다. 이는 최소 8년 이상 시·도 교육청 권력을 장악했던 다른 진보 성향 교육감들도 비켜잘 수 없는 숙제다.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학부모들의 높은 이상과 눈높이에 비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8년 동안 많은 일을 했다고 자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과가 정말 많지만 그 중 몇 가지만 꼽으라면 학교통합지원센터 설립, 협력종합예술활동, 공간혁신, 특수학교 설립을 꼽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선거는 팬데믹 이후 엔데믹 시대의 첫 교육감 선거이자 기후위기가 전면화된 이후 첫 교육감 선거"라며 "팬데믹 이후의 교육대전환을 선도할 유능하고 안정적인 교육리더, 생태문명 전환교육을 선도할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또 "세계 7대 무역대국,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어 선진국에 진입한 이후 첫 교육감 선거"라며 "선진국형 교육개혁과 이를 통해 K-에듀를 실질적으로 실현해 나갈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런 면에서 현재의 교육감 선거 국면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조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많이 과거와의 싸움을 하는 것 같다"며 "과거와의 싸움이 아니라 미래와의 싸움, 미래의 도전에 대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삭발하고 단식하고 그러지는 않는다"며 "막말 파문까지 나올 정도로 교육감 선거가 일반적인 단체장 선거보다 더 비교육적인 선거가 되어가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3선 도전에 나선 조 후보는 '공존'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공존의 사회, 공존의 교육'이 주요 슬로건이다. 조 후보는 "공존의 핵심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존중하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를 정부의 교육정책을 실현시키는 도구적 기관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하나의 거대 악을 몰아내면 저절로 좋아지는 곳이 아니다"며 "입장이 다른 상대를 악마화하고 상대를 몰아내면 모든 문제가 저절로 풀린다는, 비이성적 진영 논리는 모두에게 해롭고, 특히 교육에 해롭다"고 덧붙였다.
― 3선에 도전하며 '공존'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어떤 의미인가.
▶ 공존의 학교는 느린 학생과 빠른 학생, 공을 잘 차는 학생과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이 공존하는 곳이다. 다양한 재능이 총천연색으로 피어나는 곳이다.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 다른 재능을 가진 학생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법을 배워야 사회에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또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세계적 수준으로 더 공부를 잘 하도록 지원하고,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은 학습지원을 통해 학급 중간층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교육이다.
― 8년 동안 성과를 꼽는다면.
▶ 성과가 정말 많이 있지만 그 중 몇 가지만 꼽으라면 학교통합지원센터 설립, 협력종합예술활동, 공간혁신, 특수학교 설립을 꼽고 싶다. 다만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특수학교를 가지지 못한 구가 8개나 남아있어 아직도 많은 학생이 매일 2~3시간의 통학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남은 모든 자치구에 공립 특수학교를 설립하려 한다. 공립 특수학교 설립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보면,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 같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로 소송까지 갔었는데.
▶ 자사고 문제는 초심을 지킬 것이다. 윤석열정부가 다시 시행령을 개정해 자사고를 존치하는 '역진정책'을 취한다면 국민적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곧 국가교육위가 출범한다. 윤석열 정부도 고교 학점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고교학점제, 대학 입시제도, 자사고 존폐 등을 총체적으로 조율할 필요가 있다.
― 국가교육위는 구성부터가 친정부 편향적일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앞서 공존을 이야기 했다. 국가교육위가 우리 교육에 다양한 갈등적 의제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하는 교육 협치의 장,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 교육부-교육청-국가교육위 3원 협력구조가 바람직하다. 문재인정부 때 국가교육위를 만드는 지역토론회에서 진보적 의제를 관철시키는 도구적 기관으로 사용하지 말자는 말을 했다. 마찬가지로 윤석열정부 하에서 정부의 교육정책을 실현시키는 도구로 국가교육위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 혁신학교, 기초학력 저하에 대한 비판도 여전히 많다.
▶ 학습 중간층 회복을 위해 '서울형 기초학력보장제'를 공약했다. 기초학력 보장 사업도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 코로나19를 겪으며 학습중간층 붕괴를 전국에서 제일 먼저 제기한 것이 '조희연'이다. 덕분에 교육회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관련 정책과 예산이 만들어졌다. 기초학력 예산이 86억원에서 563억원까지 늘었다. 재임 중 기초학력 진단평가 확대를 추진하며 교육감실을 점거당했던 적도 있었다. 반발과 오해를 뚫어가며 진단평가를 확대해왔고, 진단 후 보완 대책도 강화해오고 있다. 보편적 기초학력 보장은 보편적 복지만큼이나 중요한 사업이다.
― '부모 찬스가 아닌 모두가 누리는 공교육 찬스'를 얘기했지만 여전히 '내로남불' 지적은 약한 고리일 수밖에 없다.
▶ 부모 재력, 인맥, 경력의 고리로 이어진 교육 특혜를 끊는 것은 보수 진보를 떠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다. 모두를 위한 더 질 높은 공교육을 강화해 사교육 수요를 줄여야 한다. 아울러 정의로운 차등을 통해 교육소외계층에 대한 파격적 지원을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자녀 교육수준이 달라지는 현상이 완화된다.
― '공수처 1호 수사'인 해직교사 특별채용 건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 억울하게 해직돼 10년간 거리에 내몰렸던 교사들의 공무담임권이 회복되고 이들이 다시 교단에 서는 것이 누군가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사건으로 비화된 것이라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 사건이 아니어서 교육감 직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 의견이다. 앞으로 있는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
― 인공지능(AI) 기반 학습에 대해 정말로 대안이 될 수 있겠느냐,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 기술 그 자체만으로 사회가 바뀌었던 사례는 역사에 없다. 인공지능 기술은 학생 맞춤형 교육을 구현하는 보조 도구적 역할이다. 수업과 평가는 교사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인공지능은 이를 더 정교하게 지원하는 역할로 활용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기존 교육 혹은 교사를 대체하거나 그 자체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행정업무를 간소화하고, 교사 업무 총량을 줄여주는 면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행정업무가 줄어들면, 교사들이 교육에 쓸 시간이 더 늘어난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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