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 '수능 최저' 비상…9월모평 결과 이과생 대비 '바늘구멍'

고3 7255명 성적 분석…수학 1등급 중 '확통' 선택은 6.9%
서울대 지균 충족 비율 '확통' 10.0%, '미적·기하'는 16.2%

대구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이 9월 모의평가 시작 전 기도를 하고 있다. 2021.9.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서울 고등학교 진학 담당 교사들이 고3 수험생의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9월 모의평가' 성적을 분석한 결과 문과생의 주요 대학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비율이 이과생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27개 고등학교 3학년 7255명의 9월 모의평가 가채점 성적을 취합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수도권 14개 대학의 계열별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분석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8곳이 포함되는 등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교를 중심으로 표본 조사가 이뤄져 전체 수험생 상황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인문·자연계열 고3 수험생 지형을 살펴보는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의 설명이다.

분석 결과 수학 선택과목으로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문과생이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에 비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경우 인문계열은 국어·수학·영어·탐구(2과목) 가운데 3개 영역 3등급 이내를 요구한다. 자연계열은 국어·수학(미적분 또는 기하)·영어·과학탐구(2과목) 가운데 3개 영역 3등급 이내를 요구한다.

이같은 기준을 충족한 문과생은 10.0%에 그친 반면 이과생은 16.2%로 6.2%P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와 고려대를 보면 문과생과 이과생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연세대 학종 활동우수전형을 보면 문과생은 인문계열 기준 충족 비율이 5.6%에 그쳤지만 이과생은 자연계열 기준 충족 비율이 16.9%로 3배 이상 높았다.

고려대 학생부교과전형 학교추천전형의 경우에도 문과생은 2.2%로 조사된 반면 이과생은 11.9%로 나타나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국어·수학(자연계열은 미적분 또는 기하)·영어·탐구(2과목·자연계열은 과학탐구) 가운데 2개 영역 합산 6등급 이내로 비교적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낮은 서울과학기술대의 경우에도 문과생과 이과생의 충족 비율이 2배 이상 벌어졌다. 문과생은 16.9%에 그친 반면 이과생은 34.4%에 달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 도입으로 수학에서 이과생이 상위 등급을 휩쓸고 있어 문과생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수학 1등급 수험생 가운데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이 93.1%를 차지했고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문과생은 6.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그간 수능 개편으로 인해 문과생이 수학에서 열세가 분명한 만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다만 이미 발표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변경 필요성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로부터 승인받아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로 올해 대입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한 대학은 서울대와 서강대, 중앙대 등 3곳에 그쳤다. 모두 재학생끼리 경쟁하는 전형에서 변경이 이뤄졌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수학에서의 유리함을 바탕으로 이과생이 정시에서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할 경우 문과생의 합격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며 수시에서 지원 폭을 넓혀 합격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앞서 지난 7월 고3 이과생 12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31.3%가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지환 배재고 교사는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은 수학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능까지 남은 기간이 많지 않은 만큼 수학이 약한 문과생은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에 집중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한 등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hunhun@news1.kr